미래에셋캐피탈 대주주 지분 매각 추진…박현주 회장 지배력에 '변화' 조짐
입력 25.07.24 13:47|수정 25.07.24 13:49
㈜전홍 등 개인대주주 지분 13% 매각 추진
국내외 PEF 운용사 및 헤지펀드 등 원매자 물색
지분 가치만 수천억원 대 추정
박현주 회장 지배력 공고해, 매각 지분 실효성은 제한
캐피탈 보유 현금만 9400억원…원매자들 '활용법'에 고심
  • 미래에셋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미래에셋캐피탈의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전량에 대한 매각 작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박현주 회장은 미래에셋캐피탈을 통해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 등 핵심 계열사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데, 이번 대주주 지분 매각이 성사되면 그룹 지배구조의 변화를 예상해 볼 수 있단 평가가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캐피탈의 주요 주주인 ㈜전홍, 박정하 ㈜전홍 대표이사 및 개인주주들은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약 13%를 매각하기 위해 투자자를 모집 중이다. 전홍 측은 국내 한 자문사를 통해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비롯해 다수의 헤지펀드 등에 지분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박정하 대표는 미래에셋그룹의 설립 초기 당시부터 투자자로 참여한 박현주 회장의 지인으로 알려져있다. 1975년에 설립된 전홍은 공항과 야구장 등 공공시설에 광고대행 사업을 하는 박정하 회장이 지분 전량을 보유한 개인 회사이다. 박정하 대표는 미래에셋캐피탈을 비롯해 미래에셋벤처투자, 미래에셋증권 등의 초기 투자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박정하 대표 측은 투자금 회수를 위해 수 차례 박현주 회장에게 지분 인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 회장 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지분을 외부에 매각하는 전략으로 선회하게 됐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비상장회사이기 때문에 기업 가치를 산정하고, 매각 대상 지분의 가치를 확정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매각 측은 미래에셋캐피탈이 보유한 자산과 투자 기업의 지분가치 등을 역산해 기업가치와 대주주 지분가치를 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4년 말 기준, 미래에셋캐피탈의 자산은 약 6조1500억원 수준이다. 회사는 현재 미래에셋증권(30.7%), 미래에셋생명(15.59%), 미래에셋증권2우B(3.89%), 미래에셋벤처투자(10.7%) 등 미래에셋그룹 주요 상장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상장회사, 비상장회사를 모두 포함한 타법인 지분 가치는 장부가액 기준 2조3488억원(2024년말)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를 흔들 수 있는 중요한 위치에 있어 잠재 투자자들의 주목도가 상당히 높지만, 이번 매각이 순조롭게만 진행될 것으로 예단하긴 이르다. 

    박현주 회장(34.3%)과 미래에셋자산운용(29.5%), 미래에셋컨설팅(9.98%), 미래에셋매니지먼트(9.5%) 등 박 회장과 특수관계에 있는 회사들의 지분율이 약 87%에 달하기 때문에 소수 지분의 활용법이 제한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래에셋캐피탈이 보유한 현금은 지난해 말 기준 약 9368억원이다. 회사에 현금이 쌓여있는 건 미래에셋캐피탈이 그동안 배당을 거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사는 지난 2020년에 창립 이래 딱 한차례 현금배당을 실시했는데 배당금 총액은 2억5400만원에 불과했다.

    잠재 인수 후보들의 셈법은 상당히 복잡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에 배당 가능한 재원이 충분하기 때문에 지분을 확보한 이후 배당을 요구하는 전략도 가능하다. 또 이번 매각 대상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없는 지분이긴 하지만, 1명의 이사회 구성원 지명권을 부여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