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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이 하반기는 큰 변수에 맞닥뜨렸다. 하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전기차(EV) 배터리 판매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92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52% 증가했다고 25일 공시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6개 분기만에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조5654억원으로 9.7% 감소했다.
전기차 일시적 수요 부진(캐즘)과 미국 관세 등 정책 불확실성이 이어졌지만 폭스바겐, GM 등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판매 실적이 상대적으로 견고했다는 점이 주효했다.
특히 완성차업체(OEM) 중 GM이 선제적으로 선구매(풀인) 전략을 내세워 LG에너지솔루션도 북미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배터리 합작법인(JV) 얼티엄셀즈를 만든 영향으로 북미 시장 비중이 크다.
다만, 하반기에도 LG에너지솔루션의 호실적을 이어가기에는 미국 전기차 시장의 정책적 변화가 변수로 작용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상호관세 부과일로 정한 8월 1일 이후 미국의 전기차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또 미국은 최대 7500달러(약 1032만원)에 달하는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를 9월 30일에 폐지한다.
갈수록 전기차를 살 유인이 줄어드는 셈이다. 전기차를 살 계획이 있는 소비자라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고 전기차 가격도 상승하기 전인 7월 30일 전이 최적의 구매 시점이다. 자동차 구매 계획이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9월 30일 이후에 지금보다 수요가 늘기는 어려울 거란 분석이다.
두 변수를 앞뒀음에도 불구 미국의 EV 판매가 호조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EV볼륨즈에 따르면 5월 미국 EV 판매량은 13만대로 작년 대비 11% 하락해 판매 부진 폭이 전월보다 커졌다.
25일 열린 LG에너지솔루션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하반기 불확실성과 관련한 투자자의 질문이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은 둔화하지만 대신 ESS 사업을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하반기에는 전기차 배터리의 빈 공간을 ESS로 채울 수 있다"며 "일정 기간 둔화하는 전기차를 ESS로 극복하는 등 확보된 캐파 가동률을 최대화하는 방식으로 고정비 부담을 최소화할 것"이라 말했다.
이어 이 CFO는 "올해 계획한 17GWh 규모의 미시간 생산능력(CAPA·캐파)을 안정적으로 가동 확대(램프업)할 것이다. 동시에 기존 사이트 내 EV용 캐파의 ESS향 전환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내년 미국 내 30GWh 이상의 수준의 ESS 캐파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논의 중이다"며 "(전기차 고객사와의) JV조차도 일부 캐파는 ESS를 우선 공급하는 데 활용해 가동률을 최대화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LG에너지솔루션은 하반기 고정비 감축을 위한 운영 계획도 제시했다.
이 CFO는 "수요 변화에 맞춰 캐파 증설 계획을 전면 조정하고 현 프로젝트도 상황 변화에 대응해 (고객사와) 생산 시점 및 규모를 조정하고 있다"며 "전사 관점에서 인력 운영을 포함한 내부 리소스를 적재적소에 재배치하는 등 속도감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끝 앞둔 美 상호관세 유예·전기차 보조금
하반기 전기차 구매 유인 줄어드는 셈
LG엔솔, EV 수요 감소에 ESS 집중 계획
하반기 전기차 구매 유인 줄어드는 셈
LG엔솔, EV 수요 감소에 ESS 집중 계획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7월 25일 15:17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