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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아기상어'로 글로벌 흥행을 이끈 더핑크퐁컴퍼니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과거 경영권 매각 제안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는 정황이 알려지며 시장에 혼선을 야기했다.
회사 측은 '현재 매각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올해 예비심사 청구 이후 매각 제안을 재검토한 사실이 드러나며 상장 작업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는 분위기다.
더핑크퐁컴퍼니는 지난 5월말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공모 구조는 전량 신주이며, 약 1000억원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한다. 2019년 첫 상장 시도가 실적 정체로 무산된 이후 6년 만의 재도전이다.
이번 상장 추진을 두고 시장에선 당초 실적 개선과 체질 개편, 글로벌 성장성 등을 바탕으로 긍정적 평가를 기대하고 있었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최근 3년 평균 19.8% 성장했고, 그중 89%는 해외에서 발생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9.3%, 올 1분기는 25.3%을 기록 중이다.
다만 예심 청구 이후 매각 검토 가능성이 불거지며 거래소 심사 과정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거래소는 심사 과정에서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는지를 주요 평가 항목으로 들여다보는데, 매각설은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을 수반하는만큼 심사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IPO와 매각을 병행 추진하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국내 자본시장에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배경이다. 매각설이 공식화되는 순간 상장 심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상장 예심 결과는 청구 후 45영업일(약 2개월) 내 발표된다. 다만 최근 심사가 강화되며 한 달 가량 결과가 늦어지는 경우가 없지 않다. 현재 4월~5월초 청구 기업들의 결과가 발표되고 있는 상황으로, 더핑크퐁컴퍼니의 경우 이달 내 승인 여부가 발표될 가능성이 컸다는 평가다.
매각설이 불거진만큼 거래소가 추가 자료나 해명을 요구한다면 승인 일정이 당초 예상보다 밀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거래소는 예비심사 과정에서 기업의 전략 일관성과 경영권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살핀다"며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면 보완자료 요구는 물론, 심사 지연이나 부정적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발행사 측은 진화에 나섰다. 더핑크퐁컴퍼니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제안받았던 매각을 단순 재검토한 것일 뿐 IPO 추진 전략은 유효하다"며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논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매각설이 불거지며 더핑크퐁컴퍼니의 지배구조 역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더핑크퐁컴퍼니는 2010년 삼성출판사의 자회사 형태로 설립됐으며, 창업자인 김민석 대표는 김진용 삼성출판사 대표의 아들이다. 현재도 삼성출판사는 약 17%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법적으로는 관계사로 분류되며, 형식상 중복상장은 아니지만 지배구조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거래소는 중복상장에 대해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 중이며, 관련 가이드라인 명문화도 추진 중이다. 실제 논란이 제기됐던 SK엔무브 등 일부 기업은 상장을 자진 철회하기도 했다.
더핑크퐁컴퍼니는 상장을 앞두고 사명을 교육회사 이미지가 강했던 '스마트스터디'에서 현 사명으로 교체했고, 삼성출판사도 더핑크퐁컴퍼니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각해왔다. 그러나 구조적 거리두기와 별개로, 상장 심사 시점에 다시 모회사와의 연결고리가 부각되는 상황은 발행사 입장에선 부담이 될거란 지적이다. 특히 지난 1일 매각설이 불거진 이후 삼성출판사 주가는 하루 만에 7.75% 급락했다.
한 IPO 업계 관계자는 "매각 등 엑시트 시나리오를 병행 검토하는 건 발행사의 권리이자 전략적 선택"이라면서도 "예심 결과를 앞둔 시점에서 경영권 이슈가 노출되는 상황을 자초한 건 주관사 입장에선 실무적으로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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