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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의 자금 여력이 한층 넓어질 진망이다. 정부는 미국 조선업 현대화 구상 '마스가(MASGA)'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수출입은행 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내후년부터는 폴란드 1차 방산 수출 대출금 회수도 본격화될 예정이다.
MASGA 프로젝트는 한·미 통상협력의 일환이다. 150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한국 조선업체가 미국 조선업 재건에 투자하고, 한국 정부가 자금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다만 펀드 금액이 워낙 커 구체적인 투자 방향이나, 국책은행의 지원 여력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현물출자 방식으로 수은 자본금을 최소 2조원 이상 증액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투자할 국내 조선업체들에게 대출·보증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미국 측에 사업 추진 의지를 명확히 알리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정부는 올해 3000억원 규모의 현금 출자를 이미 단행했다. 여기에 MASGA 관련 2조원 이상 증자안이 통과되면 수은의 올해 증자 규모는 2조 3000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폴란드 방산 수출 1차 대출금 상환도 수은의 재원 확충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폴란드는 2022년 한국 방산업체들과 약 17조원 규모의 1차 방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1차 계약 당시 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전체 계약액의 80%에 해당하는 약 100억 달러(약 14조원)를 절반씩 맡아 금융을 지원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폴란드는 2027년부터 17년간 매년 약 6억 달러(약 9000억원)씩 갚아나갈 예정이다. 수은은 직접 대출을 집행했고, 무보는 타 금융기관이 빌려준 자금을 보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상환이 시작되면 매년 수은과 무보가 각각 약 3억 달러(약 4500억원)씩 회수하게 된다.
대출 회수는 수은의 신규 프로젝트 지원 여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원 확대가 곧바로 조선업 협력 펀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서는 MASGA 프로젝트 지원에 대한 기대가 크다. 국가 전략 산업과 직결된 사업인 만큼 공적 금융기관의 재원 확충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많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조선업 펀드가 조성됨에 따라 미국 투자와 관련해 정부와 협의해야 하는 과정이 생겨 업체 입장에선 오히려 절차가 더 복잡해진 부분이 있다"면서도 "미국과의 협력이 긍정적인 만큼, 한·미 협력 틀에 맞춰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려면 정부나 국책은행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수은과 무보의 자본금 한도를 늘려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수은법 개정으로 자본금 한도가 25조원까지 늘었지만 실제 증액은 그동안 더디게 진행돼 왔다.
현대로템의 폴란드 K2전차 2차 계약에서 수출 금융 지원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국이 제시한 수출금융 조건에 대해 폴란드 측에서 이견을 제기하면서다. 무역보험공사는 "보험료율에 대한 의견 차이는 통상적인 협상 과정이며, 현재 협상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폴란드의 경우 방산 수출 계약 시 통상적으로 한국 정부와 별도의 금융지원을 체결해야 효력이 발행한단 조건부 계약을 맺는다.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조선·방산 분야의 프로젝트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금융지원 체계가 보완돼야 한다도 지적하고 있다. 한 방산분야 전문가는 "K2 전차 2차 계약의 경우 정부가 나서서 시중은행과 이자율에 대해 협의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원활한 방산 수출을 위해 이차 보전 제도 도입 등에 대한 논의도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정부, 수은에 2조원 이상 증자 추진…MASGA 지원 포석
폴란드 1차 대출금 회수 기간도 다가와…내후년부터 상환
다만 여전히 수은의 수출 지원 여력 부족하단 지적도
폴란드와의 K2전차 2차 계약, 금융조건서 '이견'
폴란드 1차 대출금 회수 기간도 다가와…내후년부터 상환
다만 여전히 수은의 수출 지원 여력 부족하단 지적도
폴란드와의 K2전차 2차 계약, 금융조건서 '이견'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8월 10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