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지지부진한 홈플러스, 티저 돌려도 실사하겠다는 곳 없어
입력 25.08.18 07:00
계속되는 홈플러스 마케팅에도
유력 인수후보자 없는 상황 여전
15개 점포 순차 폐지 결정에
인수자 부담 적어져 긍정적 기대도
  •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는 홈플러스의 매각 속도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이마트, 농협, CJ 등 여러 기업들이 잠재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지만 아직 인수 후보자의 예비실사 단계에도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확인된다. 긴급 생존경영 체제에 돌입한 홈플러스가 임대료 조정이 되지 않은 15개 점포 등을 순차 폐점하기로 결정한 것이 인수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한 홈플러스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인가 전 M&A(인수합병)을 진행 중에 있다. 인가 전 M&A는 스토킹호스(stalking-horse) 방식으로 진행되며, 절차에 따라 인수 후보자를 먼저 선정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인수 후보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후 인수 후보자가 결정되면 공개 입찰을 거쳐 최종 인수자가 결정된다.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인수 후보자 선정 및 조건부 계약 체결을 위해 잠재 후보군에 티저레터를 발송하고 소통 과정에 있다. 최근 CJ그룹이 유력한 후보자라는 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CJ그룹은 사업 시너지가 없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CJ그룹을 비롯해 다수의 유통·식품군 기업들이 티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예비실사에 돌입한 곳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통상 티저를 받은 후 예비실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비밀유지확약서 등을 제출해야 하는데, 아직 관련 서류를 제출한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관계자는 "아직 인수후보자로 유력한 곳은 없다"면서 "티저를 받은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검토 중에 있겠지만 누군가 손들고 나선 상황은 아니다"고 전했다. 

    기업회생절차는 18개월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홈플러스는 아직 1년가량의 시간이 남아있다. 그러나 당분간은 인수후보자가 결정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기업회생 전문 변호사는 "인수자를 결정한 후 법원에 인가 전 M&A를 허가 받는 경우도 있지만, 홈플러스는 우선 법원 승인부터 받은 케이스"라며 "향후 환경이 변하면 달라질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홈플러스의) 인기가 많은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인가 전 M&A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자금 압박이 가중된 홈플러스는 지난 13일 긴급 생존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임대료 조정 협상에 진전이 없는 15개 점포를 순차적으로 폐점하고, 본사 임직원 대상 무급휴직 제도와 3월부터 실시한 임원 급여 일부 반납 조치도 지속 시행할 예정이다. 

    회생 이전 결정된 8개 점포에 더해 15개 점포까지 총 23개 점포가 문을 닫게 되자 홈플러스 노조는 즉각적인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다만 인수 후보자를 찾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생기는 모습이다.

    다른 기업회생 전문가는 "홈플러스는 매장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며 "임대료 조정이 어렵거나 부실한 매장 등이 미리 정리되면 인수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줄기 때문에 보다 긍정적으로 인수를 검토할 여지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