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럴 황제' 바이포엠, 신규 FI 투자 유치…7000억 밸류 노린다
입력 25.08.19 07:00
프랙시스캐피탈·스틱인베 추가 투자 참여 가닥
광고·마케팅서 영화·게임·커머스까지 확장
영화산업 불황 속 바이럴 기반 성장 모델 시험대
  • 바이럴 마케팅 기반으로 성장한 국내 종합 콘텐츠 기업 바이포엠스튜디오(BY4M)가 후속 자금 조달에 나섰다. 신규 재무적투자자(FI) 유치를 통해 최대 7000억원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잡았다.  

    국내 콘텐츠 시장이 CJ CGV, 콘텐트리중앙 등 기존 대형 사업자들의 사업 구조 한계와 투자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은 바이포엠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와 공격적인 M&A 전략을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바이포엠의 성장 행보가 구다이글로벌 및 하이브 사례와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바이포엠은 약 1000억~1500억원 수준의 펀드레이징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바이포엠의 기업가치는 직전 2000억원대에서 5000억~7000억원 수준까지 상향될 예정이다. 기존 투자자인 국내 사모펀드(PEF)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와 스틱인베스트먼트도 후속 투자에 참여하기로 한 가운데, 신규 FI들도 투자 의향을 밝히면서 모집 규모와 최종 참여 기관이 확정되는 대로 투자가 집행될 전망이다.

    바이포엠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으로 매출 약 1400억원, 영업이익 85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연간 매출 300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산정한 이번 EV/EBITDA 멀티플은 약 20배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재 바이포엠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창업주인 유귀선 대표가 45.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프랙시스캐피탈과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각각 11.48%씩 2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라운드는 신규 투자자 유치를 목적으로 진행되며, 프랙시스캐피탈과 스틱인베스트먼트는 기존 지분을 유지한 채 추가 투자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를 통해 상장(IPO)까지 연계된 성장 전략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바이포엠의 누적 투자액은 약 1000억원을 밑돈다. 지난 2021년 하반기 F&F, 네이버웹툰, 컴투스, 그래비티PE, 이앤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38억원을 조달하며 음원·콘텐츠 제작·유통 사업과 F&B 신사업 확대를 꾀했다. 2022년 하반기엔 프랙시스캐피탈과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해 550억원을 투자하면서 기존 VC들이 자금을 회수했다.  

    바이포엠은 광고·마케팅 대행업에서 출발해 유튜브, 틱톡 등 SNS 플랫폼 기반 바이럴 콘텐츠 제작에 특화됐다. 현재 계열사로는 ▲'당신은 지금 치킨이 땡긴다' 브랜드를 보유한 프랜차이즈 사업 바이포엠에프앤티 ▲<조명가게>, <승부>, <바이러스> 등을 배급한 영화·방송 제작 배급사 무빙픽쳐스컴퍼니 ▲가수 장혜진, 포맨 등이 소속된 매니지먼트 메이저나인 ▲츄, 아린 등이 소속된 신생 연예 기획사 에이티알피(ATRP) ▲뷰티 커머스 업체 네이처라우드 ▲<너의 이름은>, <신세기 에반게리온> 제작사 일본 '카도카와'와의 합작법인 등이 있다.

    바이포엠은 M&A와 지분 취득을 통해 계열사를 확보하며 외형을 빠르게 확장했다. 최근 K-뷰티 기업 구다이글로벌이 8000억원 투자 유치를 바탕으로 국내 브랜드를 사들이며 성장한 것과 유사하다. 이를 통해 단일 사업 리스크를 상쇄하고 멀티플랫폼 콘텐츠 사업을 안정적으로 확대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그중에서도 영화 부문은 유튜브 영화 소개 채널 '지무비' 등을 인수하면서 콘텐츠 제작과 배급, 홍보까지 일원화된 체계를 구축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 등 주요 IP도 확보해 콘텐츠 제작과 연계된 멀티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한층 강화했다. 이번 FI 라운드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제작 역량 강화, 자체 IP 개발, 해외 시장 진출 등 전략적 재투자에 활용될 계획이다. 

    현재 국내 콘텐츠 업계 전반은 현재 경기 변동과 광고 시장 위축으로 신규 투자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영화관 산업은 단순 티켓 판매 수익에 의존하던 구조가 한계를 드러내면서 FI들은 원매자 확보와 투자 회수에 난항을 겪고 있다. 

    CJ CGV의 아시아 사업 지주사 CGI홀딩스의 콜옵션 행사 불발과 MBK파트너스·미래에셋증권PE 컨소시엄의 지분 매각 시도는 콘텐츠 투자 시장 전반의 구조적 위축과 맞물려 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같은 이유로 바이포엠의 투자 유치도 여러 과제들을 안고 있다. 현재 드라마 제작 계열사 무빙픽쳐컴퍼니는 5년 연속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성장 둔화와 영업이익률 하락, 부채비율 상승 등 재무적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 콘텐츠 제작사의 IPO에 대한 투자업계의 의구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다층적인 사업 구조와 시장 환경 변화를 감안하면 IPO까지 안착할 수 있는 실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