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파트너스, JB금융지주 회수 만지작…통매각 여부는 불투명
입력 25.09.10 07:00
국내 증권사 IB 통해 잠재 투자자 접촉
2500억 투자, 현재 가치는 6000억 이상
상승 여력 불투명하고 규제도 고려해야
대주주 지분 받아줄 후보 많지 않을 듯
  • 얼라인파트너스가 JB금융지주 투자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원매자를 물색하고 있다. 회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지분 전량을 한 번에 파는 것이 유리하지만 금융관련 규제, 향후 불투명한 상승 여력 등을 감안하면 통매각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5일 M&A 업계에 따르면 얼라인은 국내 대형 증권사 IB를 통해 JB금융 투자 지분 매각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여러 잠재 투자자를 접촉하는 단계로 구체적인 조건이 오가거나 협상 테이블을 차리는 등 매각 절차가 본격화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얼라인은 지난 2022년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JB금융 지분을 약 25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인수자금은 프로젝트펀드와 인수금융 등으로 조달했다. 6월말 현재 삼양사(지분율 14.84%)가 최대주주, 얼라인(14.26%)이 2대주주다.

    얼라인은 2023년 이후 국내 금융지주를 상대로 행동주의 캠페인을 벌였다. JB금융으로부터는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을 이끌어냈다. 금융지주가 밸류업의 대표 수혜주로 각광받으면서 JB금융 주가는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

    최근 JB금융 주가는 2만원을 훌쩍 넘어 거래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 투자 단가(주당 9000원)보다 한참 높다 보니 상반기엔 인수금융 자본재구조화(리캡)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회수 적기를 맞은 가운데 리캡보다 지분 매각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얼라인 입장에선 보유 지분을 한꺼번에 매각하는 편이 회수 성적표에 유리하다. 현재 보유 지분의 시장 가치가 6000억원을 넘는다는 점은 부담 요소다. 자금력 있는 중견기업들을 주로 접촉하려 하지만 아직 성과가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JB금융은 주요 금융지주 중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는데 최근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에 육박한다. 그만큼 회사가 좋아졌다는 반증이지만, 주가 상승 여력이 얼마나 남았을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눌러온 금융권 부실이 고개를 들면 다시 주가가 흔들릴 수도 있다.

    얼라인은 투자회사로서 이익 극대화를 위해 피투자사와 갈등도 불사했다. 일반 기업들은 잡음이 이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짙다. 새로운 2대주주가 JB금융에 강한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하지 않으면 주가 상승 동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

    규제 영향을 많이 받는 주식이라는 점도 변수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은행지주사 대주주(최대주주, 지분 10% 이상 주주)가 되려면 요건을 갖춰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국내 비금융회사가 인수자라면 금융관련 법령을 위반하지 않았어야 하고, 부채비율은 200% 미만이어야 한다.

    한 M&A 업계 관계자는 "JB금융 PBR이 주요 금융지주 중 제일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는데 향후 얼마나 올라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대주주 요건이나 당국 승인 등을 감안하면 원매자 군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러니 여러 부담을 안고 지분을 한꺼번에 매각하는 것보다는 시장에서 조금씩 지분율을 낮춰가는 편이 나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매물이 나올 때마다 주가가 흔들릴 수 있지만 시간 여유를 두고 매각하면 낙폭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얼라인이 1년에 걸쳐서 JB금융 지주 지분을 나눠서 팔면 주가가 많이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