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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트리중앙이 만기 도래한 채권을 차환하지 못하고 자체 자금으로 상환했다. 중간 지주사로서 계열사 지원 부담이 이어지면서 재무여력은 약화됐다. 이에 따라 자금 조달 여건도 녹록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핵심 자회사인 메가박스중앙의 투자유치가 절실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콘텐트리중앙은 오는 6일 만기가 도래하는 250억원 규모 회사채를 내부 자금으로 상환하기로 했다. 지난 2023년 발행한 550억원 규모 공모채 가운데 2년물 250억원에 해당한다. 회사는 차환 발행을 추진했지만, 투자 수요가 충분히 모이지 않아 조달 계획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콘텐트리중앙 측은 "홈플러스 사태로 야기된 A(-) 등급 이하 회사채 시장의 수요 이탈 상황을 감안하여 금번 만기도래분 회사채에 대해서는 상환 예정이다"라며 "재원은 내부 보유 자금 등으로 충당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현금 여력은 줄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약 850억원으로, 지난해 말(2569억원) 대비 크게 감소했다. 이번 상환으로 단기 유동성 부담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회사는 올해 사모채 500억원, 신종 전환사채(CB) 300억원, 기업어음(CP) 200억원, 전단채 400억원 등을 발행하며 외부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메가박스중앙과 SLL중앙 등 자회사 지원이 이어지면서 신용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메가박스중앙에 대한 지원 부담이 크다. 중간 지주사로서 계열사 자금 수혈이 불가피한 점이 재무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올 6월 말 기준 메가박스중앙에 빌려준 대여금은 45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8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과 관련해 자금 보충 및 조건부 채무인수 약정을 맺으며 간접적 책임도 떠안고 있다. 메가박스중앙이 발행한 단기사채를 간접 매입해 유동성을 지원한 정황도 확인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콘텐트리중앙의 단기차입금은 2022년 16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3686억원으로 불어났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년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투자·재무활동 현금흐름도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재무 부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지난 정기평가에서 콘텐트리중앙의 신용등급 전망을 BBB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실제 증권가에선 콘텐트리중앙의 조달 상황을 불안하게 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업 자금조달을 돕는 게 우리의 역할이지만 콘텐트리중앙은 상황이 워낙 어렵다 보니 요청이 와도 대응이 난감하다"며 "일부러 접촉을 피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조달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메가박스중앙의 투자유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메가박스중앙은 최근 공정위에 롯데컬처웍스(롯데시네마)와의 합병과 관련해 사전 협의를 요청했다. 공정위 심사 과정에서 독점성 문제가 불거지지 않는다면, 투자유치 등 후속 절차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이번 투자유치가 콘텐트리중앙의 재무 부담 완화 여부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콘텐트리중앙 자회사 가운데 현재는 메가박스중앙의 부담이 가장 크다"며 "투자유치 성과에 따라 재무여력 개선 속도와 신용등급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콘텐트리중앙 관계자는 "연결 기준으로는 현금성 자산이 줄어들었지만 별도 기준으론 늘어났다"며 "자체 상환의 배경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회사채 250억원 자체 상환…계열사 자금 수혈에 현금 여력 축소
메가박스 투자유치 성패, 재무부담 완화와 신용등급 향방 가를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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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9월 08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