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필드, '여의도 IFC' LP 교체 시동…총 8000억원 모집
입력 25.09.11 07:00
매각 대신 컨티뉴에이션 펀드로 전환…기존 투자자 교체 본격화
배당률 6%·IRR 11% 조건 제시, 국내외 기관 투자자 주목
  • 글로벌 대체투자사 브룩필드자산운용이 서울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 매각 대신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설립해 자산을 이관하기로 했다. 기존 투자자(LP) 교체 작업과 함께 신규 자금 모집에 나섰으며, 총 8000억원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브룩필드는 최근 공제회·연기금 등 LP(출자자)를 대상으로 컨티뉴에이션 펀드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이번 작업에는 콘래드서울 호텔 매각을 도왔던 존스랑라살(JLL)이 자문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기존 운용사는 유지한 채 기존 펀드가 보유한 자산을 신규 펀드로 이전하는 구조다. 자산 매각이 지연돼 펀드 만기가 도래할 경우 대안으로 활용된다. 국내에서는 2023년 한앤컴퍼니가 쌍용C&E 투자를 장기 보유하기 위해 조성한 사례가 첫 번째다.

    브룩필드의 펀드 조성이 본격화되면서 투자 조건의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컨티뉴에이션 펀드 모집 규모는 8000억원으로, 투자 대상인 IFC 에쿼티펀드(1조2000억원)의 약 60%에 해당한다. 에쿼티펀드는 보통주 단일 구조다. 이번 펀드 조성을 계기로 상당수 LP 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 

    새로 출자하는 LP들은 IFC 오피스 3개 동과 IFC몰을 총 3조7000억원에 매입하는 구조다. 에쿼티펀드 1조2000억원에 선순위 담보대출 2조5000억원을 더한 금액으로, 지난 2021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제시했던 인수 가격(4조1000억원)보다 낮다. 

    브룩필드가 당시보다 자산 가치가 높아졌다고 판단하는 만큼, 향후 매각 시 상당한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LP들에게 내세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브룩필드는 4~6년 후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룩필드의 최초 IFC 매입가는 2조5500억원이었다. 

    브룩필드가 제시한 조건은 배당률 6% 초반, 목표수익률(IRR) 11% 초반 수준이다. 최근 국내 부동산 보통주 투자 목표 수익률이 6%대임을 감안하면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여의도 IFC는 연면적 41만5030㎡(12만5767평)에 달하지만, 2023년 말 기준 공실률이 0.5%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이만한 투자처를 찾기 쉽지 않다”는 반응도 있다.

    다만 불확실한 시장 환경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금리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서, 대출을 일으켜 수익을 극대화하는 구조인, 부동산 투자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 침체로 주요 업무권역의 공실률이 상승할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국내 상업용 부동산 가치 상승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브룩필드가 본격적으로 여의도 IFC 컨티뉴에이션 펀드 조성에 나섰다"며 "대규모 자금 모집인 만큼 국내 금융사라면 검토 대상에 올릴 만한, 가장 주목받는 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