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증 블록세일, 해외 기관 참여 필수인데…배당매력 퇴색 우려
입력 25.09.19 07:00
예보, 서울보증 지분 33.85% 매각 착수
1조원 대 블록세일, 해외 기관 참여 필수
공모가 기준 배당수익률 11%…현주가 기준 5%대로
순이익 감소세 속 배당 지속 가능성에도 의문
  • 예금보험공사가 서울보증보험 지분 33.85% 매각에 본격 착수했다. 현재 블록딜 주관사 선정 단계에 있으며, 서울보증의 현 주가 기준 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딜이다. 업계에선 대규모 지분 매각인 만큼 해외 기관투자자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상장 당시 강조됐던 '고배당주' 매력은 최근 주가가 공모가의 두 배 이상 치솟으며 희석됐다는 지적도 따른다.

    예보는 지난달 25일 서울보증 지분 매각 주관사 제안서 접수를 마감해 프레젠테이션(PT)까지 진행했다. 예보는 이달 내 국내사 1곳과 외국사 1곳을 각각 주관사로 선정할 예정이다. 국내사 후보로는 블록딜에 강점을 가진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 거론된다.

    예보의 서울보증 회수 전략은 ▲IPO ▲지분 33.85% 매각 ▲경영권 확보 지분(50%+1주) 매각의 3단계로 짜여 있다. 이번 블록딜은 보호예수(락업) 기간 종료 후 2027년까지 지분을 줄여가는 2단계 절차에 해당한다.

  • 이번 서울보증 블록세일의 경우 과거 우리금융지주 사례와 유사하다. 예보는 2002년 6월 우리금융 상장 이후 7차례에 걸친 블록딜, 배당, 입찰 등을 통해 공적자금을 전액 회수했다. 블록세일은 매차례 발행주식 총수 대비 2~9% 수준에서 결정됐다.  

    이번 매각은 1조원대 규모인 만큼 해외 기관의 참여 여부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예보에 따르면 이번 입찰 과정에서 해외사들도 제안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단건으로 1000억원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기관은 사실상 없다"며 "대형 블록딜은 해외 기관 참여가 필수"라고 말했다.

    서울보증이 '배당주'로 분류되는 만큼 기본적인 투자 수요는 있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보증은 IPO 과정에서 공모가 기준 배당수익률 9~11%를 제시했다. 지난해에는 2000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했고, 향후 3년간 매년 2000억원 규모의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을 약속하기도 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정크본드 수익률이 6~7% 수준이라고 본다면, 서울보증의 배당이 7% 이상 나온다면 들어갈 유인은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급등한 주가다. 지난 17일 3시 기준 서울보증 주가는 5만3000원으로 공모가(2만6000원)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주가가 뛴 만큼 배당수익률은 자연스럽게 낮아졌다. 서울보증이 약속한 주당배당금 2865원을 기준으로, 블록딜에 통상 적용되는 5~10% 할인율을 감안해 주가를 5만원으로 가정하면 배당수익률은 약 5.7%에 그친다.

    실적 둔화도 우려다. 서울보증의 순이익은 ▲2022년 5252억원 ▲2023년 4179억원 ▲2024년 211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반기 순이익도 848억원에 그쳤다. 주주환원 정책이 유지되더라도 이익 감소가 이어진다면 배당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 있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배당수익률이 높다면 외국인 수요는 충분할 수 있지만, 회사가 성장을 못하더라도 최소한 유지는 해야 한다"며 "높은 배당 덕에 주가가 오르면 배당수익률은 다시 낮아지는 구조라 결국 7% 이상 배당을 지속적으로 줄 수 있느냐가 블록딜 수요를 채울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