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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제도 개선의 첫 적용 기업인 S2W와 명인제약이 상장 첫날 강세를 보였다. 단기 주가 흐름만 보면 긍정적이지만, 이를 곧바로 제도 개선 효과로 연결 짓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증시 불장에 따른 수급 왜곡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최소 11월까지는 지켜봐야 제도 성과를 논할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제도 개선 후 진행된 공모 청약에서 기관들이 건 보호예수(락업) 주식들이 수익을 내느냐가 핵심 변수인 까닭이다. 상장 초기 급등한 주가가 유지되지 못해 락업 주식들이 손실을 내게 되면, 기관들이 이전처럼 소극적ㆍ단기 위주로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IPO 제도를 손보며 기관투자가 배정 물량의 일정 비율을 의무보유 확약 기관에 우선 배정하도록 했다. 해당 규제는 7월 시행됐고, 올해 하반기부턴 30%, 내년부터는 40% 이상을 의무보유 확약 주식으로 채워야 한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주관사가 공모 물량의 1%(30억 원 상한)를 확보해 6개월간 보유해야 하는 패널티도 신설됐다.
새로운 제도가 부담스러웠던 발행사와 증권사들은 그간 '1호'적용 기업이 되는 것을 피해오며 한동안 공모주 공백이 이어지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1호'가 유력했던 에스투더블유(S2W)는 이 과정에서 주식 전자등록 관련 보완사항이 확인돼 철회 후 다시 절차를 밟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공모주 공급 가뭄이 이어지는 가운데, S2W와 명인제약은 그래도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했다는 평가다. S2W는 기관 락업 비율이 47%, 명인제약은 70%를 기록하며 공모가를 상단으로 확정했다. 상장일 S2W는 공모가(1만3200원) 대비 81.4% 오른 2만3950원에, 명인제약은 공모가(5만8000원)보다 110.2% 높은 12만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업계 전반에서는 아직 성과를 논하기엔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 두 건만으로 제도 성과를 단정하기엔 표본이 지나치게 적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증시 활황과 공모 기업 부족으로 인한 수급 쏠림 효과라는 외부적 변수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10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증시 랠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초 LG CNS 상장 이후 대형 IPO가 드물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결국 IPO 제도 개선 효과를 확인하려면 더 많은 사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연휴 이후 노타, 비츠로넥스텍, 이노테크, 그린광학, 세나테크, 큐리오시스 등 여섯 곳이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이들 기업이 충분한 기관 락업을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증시에 안착할 수 있을지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8~9월 진행된 공모에서 1~3개월의 락업을 제시한 기관들의 물량이 어느정도의 수익성을 낼 지도 변수로 꼽힌다. 이번 IPO 제도 개선안의 가장 큰 논란은 락업 확대에 따른 변동성이다. 유통 가능한 물량이 줄어들수록 상장 초기 주가가 한쪽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공모주 펀드 안정성이 떨어져 자금 모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락업 확대가 의도와 달리 기관에 묶인 유통 물량 부족으로 인해 주가 왜곡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락업이 풀리기 직전 물량부담 우려(오버행)으로 매물이 쏟아져나온다면 운용사 입장에선 향후 락업을 공격적으로 제시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주관사들도 불만을 제기한다. 락업 비율이 40%를 밑돌면 공모 물량 1%를 6개월간 보유해야 하는 패널티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다만 이 패널티 덕분에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산정하게 만들어 거품을 막을 수 있다는 긍정적 시각도 병존한다.
IPO 제도 개선의 성과는 아직 단언하기 어렵다. 공모주 시장은 본질적으로 증시라는 외부 변수를 크게 받는 만큼, 최소 11월 이후 여러 기업들의 성과를 지켜본 뒤 판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S2W와 명인제약 주가는 IPO 제도 개선의 성과라기보다 예외적 환경이 빚어낸 결과에 가깝다"며 "후속 딜에서의 수요예측 결과가 제도의 성과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2W·명인제약 따블 성과…불장·공급 가뭄 영향 컸다
IPO 제도 개선 효과 단정은 이르다…"표본 부족"지적
유통 물량 줄어 변동성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후속 상장 예정 기업이 제도 성과 가늠할 시험대
IPO 제도 개선 효과 단정은 이르다…"표본 부족"지적
유통 물량 줄어 변동성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후속 상장 예정 기업이 제도 성과 가늠할 시험대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10월 08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