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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서초동 롯데칠성음료 부지 개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지는 대지면적 약 4만3438㎡(약 1만3000평)에 달하며, 서리풀자이와 맞닿은 핵심 입지로 꼽힌다. 롯데그룹은 내부적으로 현물출자 구조를 이미 마무리하고, 프로젝트 리츠를 활용한 복합 개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측은 부지 개발 방법이나 진행 여부는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금융권에 따르면 그룹 내부에서는 이미 자산 구조와 비히클 설계를 완료한 상태로 전해진다. 롯데물산과 롯데리츠(롯데AMC)가 서초동 부지 개발에서 주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서초동 부지를 리츠 형태로 개발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정리해 둔 상황"이라며 "비상장 프로젝트 리츠를 별도로 설립하고, 롯데리츠는 AMC(자산관리회사) 비히클로 활용하는 구상"이라고 말했다.
사업 구조는 롯데칠성 부지를 프로젝트 리츠에 현물 출자하고, 그룹이 일부 지분(최소 약 20%)을 보유한 뒤 나머지를 기관투자가와 금융사들이 참여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투자 파트너 후보로는 자기자본(PI) 투자가 가능한 금융사와 부동산펀드 운용사가 거론된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초동 개발 구상은 3개 필지로 나뉜다. 2개 필지는 아파트(주거) 개발, 나머지 1개 필지에는 대형 복합타워가 들어설 예정이다. 복합타워는 연면적 약 6만평(약 20만㎡) 수준으로 롯데호텔과 오피스, 일부 리테일이 결합된 형태로 검토되고 있다.
한 자문업계 관계자는 "내부 밑그림 수준의 추정치지만, 설계 방향은 명확하다"며 "주거와 업무·서비스를 섞어 롯데그룹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강남권 내 자족형 복합타운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연내 최대규모 PF사업이었던 서리풀 개발과 비교해 이번 프로젝트는 입지와 규모 면에서 한층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칠성 부지는 아파트와 상업지구, 리테일이 결합돼 상권·교통·주거 선호도 측면에서 파급력이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설계 방향은 일본 아자부다이 힐즈나 서울 서리풀과 유사한 복합형 고밀도 타워를 벤치마킹하는 형태다. 주거·업무·호텔 기능을 결합해 강남권 핵심 입지 내 세로형 복합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현재 외부 자금 의존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설계하고 있다. 그룹 내 최대 규모 개발사업인 만큼 외부 자금을 끌어오기보다는 내부 자금 중심으로 설계해 주도권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금융 계열사 여신 한도도 연말 기준 이미 포화 상태라, 연내 익스포저를 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허가가 완료되고 사업비가 확정되면 본격적인 파트너 모집과 조달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사업 추진 시점은 내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아직 인허가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인 데다, 서초구는 개발 밀집 지역으로 지정돼 교통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기부채납 등 사전 조건이 복잡하다. 오세훈 서울시장 임기 내 인허가를 마무리해야 실질적인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선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초동 부지는 인허가 과정에서 기부채납 부담이 상당하다"며 "공원 조성, 도로 확장 등 공공기여 사안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사업 진행 속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향후 개발사업은 일부 필지를 먼저 개발하고, 복합타워 부지는 중장기적으로 별도 리츠에 담아 후속 개발하는 단계적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이르면 연말 롯데그룹이 외부 파트너를 위한 제안요청서(RFP) 작성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롯데칠성 서초동 부지 개발은 단순한 재개발을 넘어 강남권 도시구도에 영향을 미칠 잠재력이 크다. 대규모 복합타워와 주거단지가 결합될 경우, 서초·교대 일대 상권과 교통 구조, 주거 선호도까지 요동칠 수 있다. 다만 "시간 문제"라는 시장 관측이 현실로 이어지려면, 결국 인허가와 기부채납 부담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강남권 핵심 입지에서 복합 개발 준비
비상장 프로젝트 리츠 활용 설계 완료
롯데물산 주도, 롯데AMC는 비히클 역할
인허가·기부채납 부담 해소가 관건
비상장 프로젝트 리츠 활용 설계 완료
롯데물산 주도, 롯데AMC는 비히클 역할
인허가·기부채납 부담 해소가 관건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10월 24일 14:2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