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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벼락거지 불안’이 자산시장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상승 국면에서 뒤처질까 두려워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상자산은 물론 금시장까지 프리미엄이 붙으며, 국내 자산가격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의 김치 프리미엄이 최근 큰폭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10일에는 장중 1655원까지 치솟아 상장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다른 스테이블코인 유에스디코인(USDC) 역시 1647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이는 글로벌 평균 환율(약 1380원대) 대비 20% 이상 비싸게 거래된 수준이다. 이달 들어선 김치프리미엄이 축소되는 움직임으로 바뀌었다.
김치 프리미엄은 국내 거래소에서의 자산 가격이 해외보다 높게 형성되는 현상으로, 리테일 투자자의 단기 수요 급증과 제한된 시장 구조가 결합될 때 나타난다. 가상자산 리서치업체 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는 “한국의 김치 프리미엄은 폐쇄적인 거래 구조와 강한 개인투자자 심리가 만들어낸 독특한 시장 지표”라며 “리테일 자금 유입의 강도를 보여주는 선행 지표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증권거래소처럼 단일 중앙 플랫폼이 아닌 각 거래소가 독립적인 유동성 풀을 운영하는 분산 구조를 갖는다. 이 때문에 거래 효율성이 낮고, 시장 간 가격 괴리가 쉽게 발생한다. 여기에 더해 자본거래 규제와 해외 거래소 간 자산 이동 제한이 존재해 프리미엄을 해소하기 어렵다. 이 같은 구조적 제약 속에서 개인들의 ‘공격적 매수세’가 더해지며 일시적인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고 있다.
김치 프리미엄 현상은 코인 시장을 넘어 금(金)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중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국내 금값은 국제 금값 대비 20% 가까운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다.
이후 국제 금 현물가격은 일주일 새 6.4% 하락했지만,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된 금 현물은 같은 기간 9.9% 하락하며 낙폭이 더 컸다. 국제 시세보다 국내 금값이 높게 형성되는 이른바 ‘금 김치 프리미엄’이 확대된 탓이다. 금값 급등기에는 단기차익을 노리는 매수세가 몰리고, 이후 조정기에는 낙폭이 커지는 ‘투기성 사이클’이 반복되고 있다. 이달 들어선 금값은 다시금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쏠림의 근저에 ‘벼락거지 공포’라는 심리적 압력이 있다고 진단한다. 부동산과 주식에 이어 금, 코인까지 급등하자 “여기서 소외되면 뒤처진다”는 불안이 자산가격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해외 자본이 제한된 폐쇄적 시장일수록 이 현상이 더 심화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일부 개인들은 프리미엄을 활용한 차익거래(Arbitrage)에 나서기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김치 프리미엄은 변동성이 극심해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김치 프리미엄은 안정적인 투자 수단이라기보다, 특정 자산에 대한 개인의 쏠림 심리를 보여주는 ‘시장 심리 바로미터’로 해석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결국 ‘김치 프리미엄’은 단순한 가격 괴리를 넘어, 국내 자산시장이 얼마나 심리적 요인에 의해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경고등이다. 불안 심리가 자산 과열로 이어지고, 과열이 다시 불안을 증폭시키는 ‘심리-시장 악순환’이 반복될수록, 국내 금융시장은 더욱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트레이더는 "김치 프리미엄은 주로 개인투자자들의 추세추종 매매 패턴에서 발생하는 경향성이 큰만큼, 미국 증시 등으로 나가있는 개인투자자 자금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는 시기 주도주ㆍ테마주 주가에 큰 변동성을 유발할 것 같다"며 "금값에 붙었던 20%의 김치 프리미엄이 일주일만에 모두 사라졌듯, 김치 프리미엄으로 인한 초과 수익과 초과 손실이 당분간 일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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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10월 29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