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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중심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헬스케어 신사업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하드웨어 기업과의 협업에 집중하고 있다. 헬스케어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선 기기(디바이스)를 통해 사용자의 데이터를 지속해서 수집,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영업망이 있는 하드웨어 기업의 경우 협업 시 해외 진출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해당 디바이를 사용 중인 고객을 IT 기업들이 서비스 이용자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네이버는 오는 11월5일까지 325억원을 들여 인바디 지분을 매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인바디는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자사주 114만5875주를 처분한다. 이는 인바디가 보유한 자사주의 89%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분 매입 이후 네이버의 인바디 지분율은 8.5%가 된다. 네이버는 창업주인 차기철 회장(18.1%), 피델리티매니지먼트&리서치컴퍼니(10.0%), 차 회장의 자녀로 알려진 차인준 기획조정실 상무(9.8%)와 함께 인바디의 주요 주주가 된다.
인바디가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영업망을 탄탄하게 구축한 점이 이번 투자 결정 배경으로 꼽힌다. 인바디는 차 회장이 30년 전인 1996년 설립한 회사로, 체성분 분석기인 '인바디'를 개발, 생산해 80% 이상을 미국, 중국, 일본 등에 수출한다. 일찍이 멕시코, 인도, 베트남에도 법인을 설립해 신규 시장을 개척했다. 대리점을 쓰는 대신 현지 법인을 통해 영업망을 강화했고, 올해 6월 기준 현지 법인 직접 판매 비중은 70% 이상이다. 글로벌 영업망이 인바디의 핵심 역량인 셈이다.
이런 점이 해외 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네이버의 눈길을 끌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인바디와의 협력 역시 네이버의 헬스케어 신사업을 담당하는 '테크비즈니스'부문이 이끌고 있다. 테크비즈니스부문은 올해 5월 네이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신설된 팀이다. 전략사업부문, 전략투자부문과 함께 해외 신사업 추진을 맡고 있으며 인도를 비롯한 신규 시장 내 헬스케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해진 의장의 측근이자 창업 멤버로 알려진 최인혁 대표가 이 팀을 이끌고 있다.
두 기업은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밝히지 않았으나 네이버가 글로벌 대상의 헬스케어 신사업을 추진할 때 인바디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IT업계 관계자는 "국가마다 법적 규제가 달라 한국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해외에 출시하거나, 해외의 서비스를 국내에 그대로 출시하려면 여러 애로사항을 해결해야 한다"면서도 "인바디는 지방, 단백질, 체수분 분포도 등 표준화된 데이터를 각국에서 수합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글로벌 대상으로 데이터를 가공, 서비스하기 용이할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 역시 헬스케어 자회사 카카오헬스케어를 통해 하드웨어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앞서 혈당 관리 서비스가 담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했고, 이를 위해 혈당측정기기 업체들인 아이센스, 덱스콤의 혈당측정기기를 판매하기도 했다. 혈당 관리 서비스는 사용자의 혈당을 실제 측정해야 혈당의 변화 추이 등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제품을 먼저 사용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만 있는 카카오헬스케어로선 디바이스를 보유한 업체와 협력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앞서 출시한 모바일 앱의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도 사업 제휴를 늘리고 있다. 현재 서비스는 혈당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이를 혈압, 비만 관리 서비스로도 확장하는 게 골자다. 결과적으로는 비만, 당뇨 등 대사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통합적인 서비스로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반지 형태의 혈압 측정기기 개발 업체와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곧 자사 모바일 앱을 통해 혈압 관리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네카오, 헬스케어 데이터 확보 방안 골머리
소프트웨어역량 앞세워 하드웨어社와 맞손
하드웨어社 보유데이터와 함께 고객도 확보
단순제휴 외 지분투자 통해 협력 보폭 넓혀
소프트웨어역량 앞세워 하드웨어社와 맞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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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11월 02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