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상장 가능성을 내비치자 시장의 기대와 경계감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공모 흥행에 실패하거나 상장을 철회할 경우 인공지능(AI) 투자 열기에 제동을 걸 '버블 붕괴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AI 관련 종목의 고평가 논란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증시 전반으로 불안 심리가 번지고 있고, 오픈AI의 기업공개(IPO)가 향후 시장 방향을 가를 중대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2027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목표 기업 가치는 1조달러(약 1425조원)로, 공모규모는 600억 달러 내외가 전망된다. 2019년 사우디 아람코 이후 최대 규모 IPO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자국 증시에 상장한 사우디의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의 당시 기업 가치는 1조7000억달러 수준이었다. 오픈AI의 현재 기업 가치는 5000억달러로, 비상장 기업 중 가장 가치가 높다.
앞서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오픈AI는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약을 체결하고 비영리 재단의 통제 아래 공익법인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기업구조 개편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MS는 오픈AI 이사회의 PBC 설립 및 자본재조정 절차를 지원할 예정이다. 자본재조정 후 MS는 '오픈AI 그룹 PBC'에 대한 지분 약 1350억 달러(27%)를 보유하게 된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기업공개(IPO)를 통한 대규모 자금 확보 가능성도 열렸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오픈AI의 지속적인 손실과 고정비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선 IPO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오픈AI의 올해 순손실이 50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만큼, 자본력이 필요해진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올해 연 매출이 130억 달러를 넘어선다며 2027년 매출 1000억 달러 달성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1조4000억 달러 상당의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에 나서며 흑자전환은 2030년 이후를 내다봤다.
투자업계에선 오픈AI의 상장이 AI 버블론을 꺼뜨리거나 실재화할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오픈AI를 둘러싼 기업 거래의 흐름이 '스파게티 접시'처럼 얽혀있다고 지적하며 순환적 거래라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픈AI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AMD, 오라클, 코어위브 등 긴밀한 투자 전략적 관계를 맺으며 얽히고 설킨 관계를 맺고 있어, 이런 거래 형식이 금융위기 때와 비슷하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AI 인프라로 일컬어지는 반도체, 전력기기, 원전 등의 기업들이 증시를 이끌어가고 있는 모양새라, AI 버블이 꺼진다면 큰 증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국내 장세를 이끄는 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공급부터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등 전력기기 업체, ESS로 엮인 2차전지까지 국내 인프라 기업들이 밀어올렸는데, AI 버블이 꺼진다면 국내 증시도 직격타를 맞을 수밖에 없다"라며 "그 분기점이 오픈AI의 상장이 될 수있다는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외 증시는 AI 거품론에 따라 휘청이고 있는 모양새다. 뉴욕 증시 3대 주가 지수는 4일(현지 시각) 일제히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04% 빠지면 가장 크게 하락했다. 2008년 미국 주택 시장 붕괴를 예측해 유명해진 공매도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팰런티어와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주가가 하락한다는 데 베팅한 사실이 알려진 것도 주가 급락을 부추겼다.
9월에는 오픈AI가 엔비디아로부터 최대 1천억달러를 투자받아 다시 엔비디아 칩 수백만 개를 구매한다는 전략적 파트너십이 발표된 뒤 '순환적 거래'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바 있다. 오라클은 인공지능(AI) 수요에 힘입은 클라우드 사업 성장 전망을 제시하면서 9월 9일(현지 시각)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30% 넘게 급등으나 이내 AI 거품론에 주가가 다시 빠지는 모양새를 연출하기도 했다.
국내서는 AI 경량화·최적화 기술업체인 노타가 상장일(3일) 240% 폭등한 후 4일과 5일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AI에 대한 수요가 국내 공모주로 옮겨붙었다는 분석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노타가 이렇게까지 오르는 건 AI 붐에 '신규' 상장된 기업이라는 점 말고는 이성적으로 설명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AI에 대한 실체화하지 않은 기대감과 불안감으로 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결국 '시험대'가 될 것은 오픈AI의 상장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이는 모양새다. 밸류에이션이 시장의 기대감보다 낮다거나 수요예측에 실패하는 등 숫자로 증명이 되면 결국 AI의 버블을 꺼뜨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AI가 닷컴버블만큼 실체가 없는데 기대감만으로 올리는 건 아니라고 본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시장의 기대감만큼 수익을 실현하고 있지 못하는 건 사실"이라며 "오픈AI가 수요예측이 부진해 상장을 철회한다거나 시장의 예상치만큼 밸류에이션을 못 받는다면 증시를 무너뜨릴 방아쇠가 될 가능성이 충분히 높다"라고 말했다.
오픈AI 상장 임박, 'AI 버블' 분수령 되나
목표 기업가치 1조달러…최대 규모 IPO 전망
순환거래 구조, 금융위기 데자뷔 경고
AI인프라 투자 중심 국내 증시도 긴장
목표 기업가치 1조달러…최대 규모 IPO 전망
순환거래 구조, 금융위기 데자뷔 경고
AI인프라 투자 중심 국내 증시도 긴장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11월 05일 15:3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