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 해외 대체투자 다시 하겠다지만…역량은 여전히 '물음표'
입력 25.11.06 07:00
국내외 대체투자에 900억원 투입 계획
과거 설정한 미국·호주 펀드는 줄적자
채권 증액 발행에 "잉여자금 투자 가능"
  • 미래에셋생명이 잠시 주춤했던 '해외 대체투자'를 재개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후순위채를 발행하며 자금 일부를 대체투자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과거 투자했던 해외 부동산 손실이 계속되면서 신규 투자지 발굴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4일 30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애초 2000억원 규모로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수요예측에 약 4000억원의 수요가 몰리며 발행액을 증액했다. 이자율은 3.8%로 KB증권(1400억원)과 NH투자증권(1200억원), SK증권(400억원) 인수를 담당한다.

    미래에셋생명은 자금 사용 목적으로 ▲장기 국내 채권 투자(1200억원) ▲선진국 및 이머징 시장 채권투자(900억원) ▲국내 및 해외 SCO 등 인프라투자·부동산 금융(900억원) 등을 제시했다. 사용시기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예정했다.

    다만 실제 자금이 이처럼 쓰일 지는 미지수다. 미래에셋생명은 과거 해외 대체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미국 상업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대규모 손실을 본 뒤에는 주춤하는 모습이다. 기존에 투자한 부동산펀드가 여전히 적자인 점도 고민이다.

    상반기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미국사모부동산투자신탁6-1' 순손실은 27억원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1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페어몬트 호텔을 인수하며 설정한 펀드로 미래에셋생명은 약 2500억원을 투입했다.

    해당 펀드는 2020년부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103억원, 2024년 -45억원 등으로 손실을 줄여나가고 있지만, 부동산 매각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호주 시드니 소재 호텔에 투자한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호주사모부동산자투자신탁1-2호'도 반기 기준 1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대체투자와 관련해 투자 물건 등 정해진 것은 아직 없다"면서도 "이번 발행에 생각보다 투자자들이 많이 몰려 잉여 자금이 생겼으니 일정 부분은 투자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보니 신규 투자보단 기존 물건을 계속 관찰하고 있다"며 "당장은 대환 목적이 크다"고 덧붙였다.

    결국 기존 자본성증권 차환 및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상향 등 경상적인 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미래에셋생명은 내년 4월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상환을 예정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기준 미래에셋생명의 킥스 비율은 183.5%로 이번 발행 이후엔 15.5%포인트(p) 상승한 199%가 된다.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의 배당 재개 여부에도 관심을 보인다. 미래에셋생명은 2021년을 마지막으로 결산 배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지난 8월 상반기 실적발표 때도 자사주 소각 등의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지만, 배당 재개와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