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리얼에셋, 1.3조 서울스퀘어 인수 순항할까…LP들 '반신반의'
입력 25.11.14 07:00
서울스퀘어 1조3000억 딜, 한투 자금 모집 분수령
CBD 공급 확대·노후화·공실 등 구조적 부담 여전
클로징 여부, 오피스 시장 CBD 투심 확인할 시험대
  • 최근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서는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의 서울스퀘어 인수 완주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완료됐지만, 거래규모가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빅딜’인 만큼 투자자 모집 과제는 남아있다. 한투리얼에셋운용은 내달까지 자금 모집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인 가운데, 기관투자자(LP)들은 전망이 엇갈리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투리얼에셋운용은 서울스퀘어 인수를 위해 현재 기관 투자자(LP) 모집을 진행 중이다. 한투리얼에셋운용은 지난 9월 말 ARA코리아자산운용이 매각하는 서울스퀘어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인수가격은 평당 약 3200만원으로 총 1조3000억원 수준이다.

    자금 조달 구조를 보면 총 인수가 중 60%인 8000억원은 금융권 대출로 충당할 예정이다. 남은 5000억원 중 3500~4000억원은 우선주 형태로 외부 투자자를 모집 중이며, 1000~1500억원은 보통주로 한국투자금융그룹이 책임진다.

    우선주 주선사는 삼성증권과 하나증권이 맡았다. 총액인수 후 셀다운(재매각)할 예정이다. 우선주 기준 연간 현금수익률(CoC)은 6% 중반대, 내부수익률(IRR)은 10% 초반대로 알려졌다. 매각차익 실현을 통해 IRR을 추가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펀드 만기는 7년으로, 2032년께 평당 약 4000만원 중반대 수준에서 매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은 이번 우선주 모집이 순조롭게 마무리될지를 주시하고 있다. 서울스퀘어 딜이 클로징될 경우, 부동산 거래심리의 회복세를 보여주는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투자금 모집이 지연될 경우, CBD(도심권) 오피스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을 방증할 수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스퀘어 딜이 클로징을 성공할 수 있느냐가 업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라며 “이 정도 규모의 딜이 소화돼야 대기 중인 대형 매물들도 시장에 순차적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스퀘어 우선주 투자를 두고 LP들 사이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입지와 상태, 규모 등을 높이 평가하며 '매력적인 딜'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도심권 신축 오피스의 대규모 공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외국계 투자사 관계자는 “서울스퀘어는 입지가 뛰어나고 내부 리노베이션 상태도 양호한데, 엑시트 시점 가격을 보수적으로 설정해 목표수익률도 현실적이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평당 3200만~3300만원이면 비싸진 않지만 싸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2030년 전후엔 주변에 신규 프라임급 오피스가 다수 공급될 시기라, 매각 여건이 우호적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스퀘어 인근에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과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오타 서울’ 프로젝트 등 대규모 오피스 공급이 예정돼 있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은 연면적 35만㎡ 규모로, 전시·호텔·판매·업무 기능이 결합된 복합단지로 변모할 예정이다. 이오타 서울 프로젝트는 2030년께 완공을 목표로 하며, 연면적이 46만㎡에 달해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 버금가는 초대형 개발로 꼽힌다.

    이처럼 인근에서 신축 오피스 공급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스퀘어는 1977년 준공된 건물이다. 2009년 리노베이션을 거쳤지만, 노후화된 설비로 인한 추가 CAPEX(자본적 지출) 부담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규모 오피스 물량이 순차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향후 임차인 구성과 임대료 상승 전략이 투자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현재 서울스퀘어의 공실률은 11번가와 위워크의 이탈로 약 2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투리얼에셋운용은 공실 해소를 위해 임대료 인하 및 한국투자금융그룹 계열사 입주 추진 등 다양한 방안을 병행하며 임차인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한 기관 투자자는 “임차인 구성이 안정적이고 임대료 인상 가정이 현실적이라면 충분히 검토할 만한 딜인데, 결국 CBD 공급이 변수다”라고 말했다.

    서울스퀘어 인수 성사 여부는 곧이어 입찰이 예정된 ‘G1서울’ 매각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G1서울은 종로 공평15·16지구에 조성되는 연면적 4만3000평 규모의 프라임급 오피스로, 매각가만 1조5000억원이 거론되는 초대형 물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