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일회성 요인으로 한숨 돌렸지만…커지는 '규제 리스크'
입력 25.11.13 16:10
3분기 누적 순익 2.1조원…전년 대비 +3.7%
배당금·페럼타워 매각익 등 '투자손익' 효과
일탈회계·즉시연금 과징금 등 '당국 리스크'
  • 삼성생명의 3분기 실적이 소폭 개선됐다. 주식시장 호조와 부동산 처분 이익 등 일회성 요인이 발생하며 투자손익이 증가한 덕이다. 다만 예실차 확대 등으로 보험손익이 감소하는 등 본업에선 아쉬운 성적을 보였다. 일탈회계, 즉시연금 등 외부 리스크가 도사리는 점도 불안 요소라는 평가다.

    13일 삼성생명은 지배주주 연결 기준, 3분기 누적 순이익이 2조11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증가했다고 밝혔다. 보험서비스손익은 1조929억원으로 7.9% 감소했고, 투자손익은 11.9% 증가한 1조7129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실적은 지배주주 연결 손익 7230억원으로 작년 3분기 대비 7.3% 늘었다.

    보험서비스손익 감소는 보험계약마진(CSM) 손실 및 보험금 예실차가 확대된 결과다. 3분기 누적CSM 손실은 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30억원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예실차는 -15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3분기에만 보험금 예실차에서 990억원의 적자를 봤다.

    투자 부문에선 배당금 수익이 1조31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다. 부동산 처분 이익 등 일회성 요인도 있었다. 삼성생명은 앞서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페럼타워를 매각하면서 약 2200억원의 이익을 반영했다.

    9월말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전분기 대비 6%포인트(p) 상승한 193%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주가 8만3900원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최근 주가가 10만원을 웃도는 점을 고려하면 킥스 비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가 1만원 오를 때마다 삼성생명의 킥스 비율은 최대 2%p 상승한다.

    업황 악화에도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금융당국발 리스크가 도사리는 점이 문제다. 일탈회계 관련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면서 관련 부채 산정 등의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회계 기준 원칙에 맞춰 정비한다는 방침이지만,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즉시연금 관련 소송전도 아직 진행 중이다. 즉시연금보험은 보험료를 한 번에 목돈으로 납입하고, 다음 달부터 바로 연금으로 지급받는 상품이다. 삼성생명 등 생명보험사들이 판매한 상품의 가입자들은 연금액이 최저보증이율보다 낮다며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고, 소송전으로 번졌다.

    생보사들은 최근 이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다만 금감원이 불완전판매 검사에 나서면서 과징금 등의 리스크가 새롭게 떠올랐다. 실제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최대 2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즉시연금 지급과 관련해 3건의 소송이 여전히 남아있다. 삼성생명은 현재 약 4000억원을 관련 충당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이완삼 삼성생명 CFO는 13일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10월에 소송 건 중 1건이 승소 판결이 났고, 나머지 3건은 고등법원과 지방법원에서 각각 진행 중"이라며 "나머지 소송의 진행 경과 등을 고려해 회계처리시점 등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