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3분기 보험손익 적자 전환…건강보험 예실차 영향 확대
입력 25.11.14 10:58
보험손익 1760억 흑자서 370억 적자 전환…건강보험 예실차 확대 '직격탄'
투자부문 수익성 개선으로 실적 유지…'본업 수익성 둔화 우려' 해결사항
  • 한화생명이 3분기 보험손익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건강보험 중심의 보장성 신계약이 늘어나는 가운데 의료 이용률까지 높아지면서 예실차(위험률차)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해외 자회사 편입과 투자손익 개선 덕분에 연결 기준 순이익은 증가했지만, 본업인 보험 부문의 손익 변동성이 부각됐다는 평가다.

    14일 한화생명이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은 76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3분기 연결 당기순이익은 30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4.9% 증가했다.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기존 동남아 법인의 이익이 유지된 가운데, 올해 새로 편입된 인도네시아 노부은행과 미국 벨로시티 증권이 합산 491억원의 순이익을 보태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다만 한화생명보험 별도 기준 3분기 순이익은 136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다. 특히 같은 기간 보험손익은 1760억원 흑자에서 37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업계 전반적으로 건강보험 손해율이 나빠지는 흐름 속에서 한화생명 역시 경험손익(예실차) 조정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한화생명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건강보험 판매 확대와 의료 이용 증가로 수술·진단·입원 등 생존 담보 위주의 보험금 지급이 늘어난 데다, 일부 손실부담계약 영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이와 관련, 8월부터는 과잉 진료를 유발할 수 있는 일부 담보를 상품 구조에서 제외하고, 지급 심사와 언더라이팅 기준을 강화하는 등 선제적 관리에 나섰다고 밝혔다. 4분기에는 영업일수 감소와 관리 효과가 반영되면서 경험손익이 안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부진한 보험 손익은 투자 부문에서 만회했다. 3분기 투자손익은 약 2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8% 증가했다. 금리부 자산 확대에 따른 이자·배당수익이 늘어난 데다 글로벌 주식·대체투자 성과와 평가·처분이익이 더해졌다는 설명이다.

    신계약 지표는 외형·수익성 모두 개선 흐름이 이어졌다. 3분기 신계약 APE(연납화보험료)는 약 1조6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보장성 APE는 87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은 5643억 원으로 4.1% 늘었고, 보유계약 CSM은 전 분기보다 2263억원 증가한 9조594억원을 기록했다. 건강보험 수익성 배율은 14.6배에서 16.4배로, 종신보험 수익성 배율은 약 4배 수준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 비율은 9월 말 기준 157%다. 전 분기 대비 3.6%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대해 회사는 신계약 CSM 유입과 자산·부채 듀레이션 관리 등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연말 가정 변경과 관련해서는 위험보험료 조정 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손해율을 안정시키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회사는 "시장 금리와 최근 경험 통계를 반영한 합리적인 가정 변경을 검토 중이며, 그 과정에서 일부 CSM에는 하향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전체적으로는 건전성·수익성에 긍정적인 방향이 되도록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관심이 높은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와 관련해선 전략적 취지와 함께 건전성 이슈가 동시에 거론됐다. 회사는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옵션의 하나로 이지스자산운용을 검토 중"이라며 "우량 부동산·대체투자 자산과 운용 역량을 활용해 장기적인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거래 조건이나 K-ICS 비율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진행 중인 사안으로, 아직 구체 수치를 제시하기 어렵다"며 "향후 의사결정이 이뤄질 경우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