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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가 12년 만의 신용등급 상향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해킹 사고라는 악재에도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일제히 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무선 서비스 가입자 증가와 AI데이터센터(AIDC) 인프라 확충으로 기업 부문 매출이 성장세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킹 사고가 드러나기 전인 지난 9월 한국신용평가가 처음으로 LG유플러스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되 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바꿨다. 이후 지난 11월 13일 한국기업평가, 17일 NICE(나이스)신용평가도 같은 판단을 내리며 신평3사 모두 등급 상향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해킹 사고가 수면 위로 드러난 직후에도 신평사들의 판단이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통상 정보보안 사고는 신뢰도에 영향을 주기 쉬운 이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단기적 비용 발생을 감안해도 근본적인 수익성, 재무구조 개선세가 뚜렷하다는 판단이 우세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 신평사 연구원은 "해킹과 관련해 기술적 평가는 재무평가 범위 밖이며, 현시점에서 신용도에 실질적 영향을 줄 만한 손익 변동이나 과징금 규모가 확인된 바 없다"며 "규모가 큰 회사다 보니 과징금이 신용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사를 살펴보더라도 SK텔레콤은 지난 8월 요금할인(반값요금)으로 실제 비용이 발생했고 KT도 대응을 검토했으나, 이 역시 단기 이슈일 뿐 신용도에 즉각적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그간 SK텔레콤, KT와 달리 'AA' 등급에 머물러 두 경쟁사가 보유한 'AAA' 등급 두 노치(notch) 격차를 유지해 왔다. 특히 회사 측은 수년 전부터 "후발주자였던 출발점은 인정하지만, 현재 과점 체제에서 두 노치 차이는 시장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신평사들에 꾸준히 전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평사들도 지난 2019년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 상용화 이후 LG유플러스의 무선 가입자 점유율이 뚜렷하게 개선된 점에 주목했다. 알뜰폰(MVNO)을 포함한 LG유플러스의 무선통신 가입자 점유율은 올해 6월 말 기준 27.4%에 달한다.
또 LG유플러스는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서비스 수요 확산에 대응해 AIDC 인프라를 적극 확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간거래(B2B) 사업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파주 AIDC 구축 등 중단기간 일정 수준의 자금소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확대된 무선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현금창출력이 이를 뒷받침할 것이란 분석이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3분기 AIDC 사업이 전년 대비 14.5% 성장했는데, 평촌2센터 가동률 증가와 가산센터 매출 인식 때문"이라며 "향후 코람코자산운용이 추진하는 복수의 데이터센터 시설의 구축 운영 사업을 협업하며 AIDC 사업 영역을 더욱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LG유플러스의 부채비율은 119.0%, 차입금의존도는 34.2%로 재무구조도 우수하다. 수익창출력과 최근 5G 투자 마무리에 따른 설비투자(CAPEX) 축소 등으로 잉여현금을 창출하며 2023년 말 7조3761억원이던 총차입금을 올해 3분기말 기준 6조6964억원까지 줄였다. LG유플러스는 6G 도입 전 부채비율을 10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다. 6G 상용화에 들어가면 다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신평사 연구원은 "통신 3사 간 신용등급 격차가 과도했다는 LG유플러스의 오랜 문제 제기가 실적과 시장지위 개선으로 뒷받침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해킹 여파에도 'AA+' 향한 상승 모멘텀 유지
AIDC 인프라 확충에 기업 부문 매출 성장세
"2노치 격차 과도"…실적 개선으로 설득력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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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11월 19일 14:4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