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대 테일러메이드, SPA 체결 초읽기…美 FI 경쟁 속 F&F는 '신경전'
입력 25.11.23 07:00
연내 SPA 목표…해외 FI 중심 4조원대 가격 경쟁
SPA 초안은 완료, NWC 조정 등 막판 작업 진행중
'우선매수권' F&F와 정보 접근 범위 두고 신경전
국내 금융사들 접촉한 F&F, 자금력 증빙 가능할까
  • 세계 3대 골프용품 업체 테일러메이드 매각이 연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막판 단계에 진입했다.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센트로이드PE)는 본입찰 이후 미국계 재무적 투자자(FI)를 중심으로 최종 조율 중이다. 복수 원매자가 4조~5조원 수준을 제시하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됐는데 기존 주주인 F&F의 우선매수권(ROFR) 행사 여부가 관심사다.

    센트로이드PE는 JP모건·제프리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9월 본입찰을 마감한 이후 실사를 진행했다. 주요 참여자는 미국 골프 산업 투자사 올드톰캐피탈과 미국계 고액자산가 연합 성격의 멀티패밀리오피스(MFO) 등이다. 이들 대부분이 4조원대 후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매도자 측은 SPA 초안 마무리 후 마크업(mark-up) 작업을 진행 중이다. 회사 순운전자본(NWC) 조정 등을 반영해 거래가격을 확정하는 막판 단계다. NWC 변동 폭에 따라 가격 조율이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 빠르면 이달, 늦어도 연내 SPA 체결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막판으로 갈수록 보안 관리도 강화됐다. 매각 추진 과정에서 정보가 외부로 확산되자 매도자 측이 접근 인력을 줄이고 절차 통제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매자 수가 줄어든 만큼 내부 관리 강도를 높여 SPA 체결까지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SPA 체결 이후에는 F&F의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가 쟁점이다. F&F는 2021년 전략적 투자자(SI)로 컨소시엄에 참여하며 테일러메이드홀딩스 이사회에 진입했다. 우선매수권과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동의권도 확보했다.

    주관사는 SPA 서명 시점 기준으로 약 2주간의 권리 행사 기간을 부여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F&F와 매도자 측 사이에 '정보 접근 범위'를 둘러싼 갈등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데이터룸(VDR)이다. F&F는 다른 원매자와 동일 조건의 VDR 접근을 요청했으나 센트로이드PE는 이를 우선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F&F는 기존 이사회를 통해 월별 매출·재고 등 주요 경영 정보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어 현 단계에서 VDR 접근을 허용하는 것은 매각 일정에 불필요한 변수라고 봤다는 해석이 나온다.

    매도자 측은 우선매수권 행사 기간에 최대 4주간 별도 실사 기간을 부여하고 이 시점부터 데이터룸을 개방할 예정이다. 

    F&F는 최종 가격뿐 아니라 SPA 조건·진술·보장 조항·조정 메커니즘까지 원매자와 동일하게 충족해야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관건은 자금 조달이다. ROFR 행사에는 통상 지분 출자 확약서(ECL)와 부채 조달 확약서(DCL)이 함께 요구된다. 조 단위 자금 조달이 필요한 F&F 입장에선 부담이 큰 구조다.

    최근 F&F는 인수금융 조달을 위해 국내외 증권사·PEF 등과 접촉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으로부터 조건 제시를 받았지만 총수익스와프(TRS) 등 구조가 부담돼 진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F&F는 지난달부터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등 국내 금융사들과 인수금융 또는 주가수익스와프(PRS) 구조 등을 검토 중이다. 스틱크레딧 등 신용 특화 PEF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달러 기반 거래라는 점도 변수다. 환율 변동이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고 자기자본 및 차입 비중 구성에 따라 재무 부담도 달라진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ROFR 행사는 가격 매칭뿐 아니라 재무적 조건까지 동일해야 한다"며 "F&F가 SI라는 강점이 있지만 금리·환율 환경을 감안하면 조달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일러메이드 매각이 연내 SPA 체결까지 이어질 경우 올해 M&A 시장에서 드물게 성사되는 대형 딜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