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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천안 물류센터 화재는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의 대규모 사고로 기록됐다. 건물 전체와 내부에 보관한 의류 및 신발 등 1100만개가 전소하며 이랜드그룹은 사업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권역 최대 규모의 물류센터가 순식간에 전소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보험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랜드 천안 물류센터의 보험증권은 2개로 구분돼 있다. ▲물류센터를 사용하는 이랜드월드는 건물·재고자산·비품 등 약 2650억원(한화손해보험 65%, 흥국화재 10%, 현대해상 10%, KB손해보험 10%, DB손해보험 5%)을 ▲부동산투자회사인 펨코로지스틱제삼호개발은 건물과 휴업손실보상보험(Business interruption insurance)으로 약 2200억원(보상한도 400억원, 한화손보 60%, 흥국화재 10%, 현대해상 10%, NH농협손해보험 10%, DB손해보험 10%)의 보험을 가입한 상태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피해규모는 약 4000억원 이상. 해당 보험사들은 재보험을 통해 리스크를 상쇄하는 구조를 짰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출혈은 불가피하단 평가다.
화재가 발생한 직후 개별 보험사들은 물류센터 보험과 관련한 신규 계약을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에 돌입했다. 계약서 작성만을 남겨둔 계약건들 역시 잠정 중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위험 요인을 다시 판단하고 보험료율을 재산정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이랜드 화재 발생 이후 각 보험사들의 물류센터 신규 계약건들이 한순간에 정지되고 전면 재검토에 돌입했다"며 "영국과 싱가포르를 비롯한 주요 국가 재보험사들의 동향도 살펴볼 계획"이라고 했다.
2021년 쿠팡의 이천시 물류센터 화재 이후 불과 5년이 지나지 않아 또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물류센터를 평가하는 보험사들의 보수적인 기조는 보다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물류센터가 화재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고, 한번 사고가 나면 대규모 유무형 피해가 발생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기 때문에 앞으로 물류센터에 대한 보험료율이 크게 인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단 평가가 나온다.
국내 보험사들은 글로벌 재보험사들 기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있다. 화재보험업계에서 국내 보험사(원수사)들은 치열한 영업 경쟁을 통해 계약자들의 보험료율을 끊임없이 낮춰왔지만, 이들의 출혈 경쟁은 결국 원수사와 보험증권을 인수하는 재보험사의 수익성엔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계약을 하면 할수록 손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화재 보험 업계의 치열한 영업 경쟁 탓에 우리나라의 보험료 인하율은 아시아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수익성이 낮은 한국 시장에서, 천문학적인 피해액을 기록한 화재 사건이 수년만에 다시 발생하면서 재보험사의 보험료율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에선 받아들이고 있다
사실 재보험사들의 보험료율 인상은 원수사들이 보험료를 높이는 효과로 이어지고, 물류센터 투자자들에게 보험료의 인상은 곧 수익성이 저하와 직결된다. 가뜩이나 물류센터 시장은 공급 과잉 이슈에 직면해 운용사들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시점인데, 또 하나의 악재가 발생하며 물류센터 업계엔 상당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쿠팡 이천 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한 2021년도만해도, 우라나라 물류 시장은 고속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대규모 화재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자금이 쏟아져 들어오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물류센터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제한적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공급 과잉은 물론 정부의 각종 규제의 칼날에 노출돼 있다. 인허가를 받기 힘든 것은 물론이고, 건축법, 소방법, 노동법 등 현행법은 점차 강화하는 추세다. 여기에 대형 화재 발생으로 인해 향후 정부와 개별 지자체가 적용하는 기준이 보다 엄격해 질 것이란 전망도 변수가 될 수 있단 평가다.
취재노트
아시아 최대 물류센터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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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11월 20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