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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모주 시장이 다시 활기를 보이면서 상장 전 투자(Pre-IPO)에 나섰던 벤처캐피탈(VC)과 증권사들의 분위기가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
정부의 모험자본 공급이 크게 확대되며 펀딩 환경은 좋아졌지만, 회수(엑시트) 불확실성이 여전히 부담으로 남아 있던 상황에서 성공적인 엑시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올해 3분기 들어 공모주에 대한 수요가 뚜렷하게 늘어나면서 VC들의 회수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특히 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큰 폭으로 형성되는 사례가 늘어나 '잭팟'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연초만 해도 공모가가 프리IPO 밸류보다 낮게 확정되는 역전 현상이 생기며 투자 유치가 어려웠던 분위기와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3일 코스닥에 상장한 AI 모델 경량화·최적화 기업 노타는 공모가 9100원에서 시초가 2만2500원을 기록한 뒤 3만1000원에 첫날 거래를 마쳤다. 이후 이틀간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6일에는 최고가 6만53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3만원대 중반을 유지 중이다.
노타의 주가 급등으로 가장 큰 수익을 거둔 곳은 스톤브릿지벤처스와 LB인베스트먼트다. 두 기관 모두 100억원대 누적 투자금으로 상장 직후 이미 원금의 10배 이상이 넘는 회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상장일 시초가가 높게 출발하면서 초기 투자자가 단기간에 일정 부분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바이오·헬스케어·테크 분야 신생 기업들의 상장 후 주가 탄력이 크게 나타나면서, 연말까지 이어질 공모주 일정에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달 코스닥 상장을 앞둔 리브스메드 역시 VC들의 기대가 높다는 평가다. 스톤브릿지벤처스와 NHN인베스트먼트는 2016년 시리즈A 단계부터 참여해온 장기 투자자로, 상장 시 의미 있는 회수 성과가 기대된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약 1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초기 300억원 밸류에이션으로 확보한 지분을 지금까지 한 차례도 매각하지 않았다. 상장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기면 수익 배수는 약 30배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VC 심사역은 "연초까지만 해도 프리IPO 밸류가 공모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며 침체 분위기가 짙었지만, 최근 강세 공모주가 연달아 등장하면서 시장 기류가 확실히 달라졌다"며 "적어도 회수 가능성 자체에 대한 인식이 작년·연초 대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증권사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3년 전부터 확대해온 자기자본투자(PI)는 상장 일정 지연과 역대급 공모 변동성으로 인해 부담이 컸지만, 일부 딜에서 회수 성과가 나타나면서 분위기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다만 공모주 변동성이 워낙 큰 만큼 의무보유확약(락업)이 걸려 있는 투자자들의 경우 부담이 여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관 의무보유확약이 확대되며 상장일 유통물량이 극히 제한된 사례가 많아졌고, 일정 구간에서 거래량이 얇아지면 주가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락업 해제 시점에도 유통주식 수가 급증하며 단기 조정이 나타날 수 있어 상장 직후 강세만으로 확정적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IPO 실적이 많지 않았던 한국투자증권은 PI 수익이 제한적인 반면, 일부 딜을 보유한 곳은 회수 가능성이 열리며 온도차가 커지고 있다"며 "최근 공모주가 높은 시초가로 출발하더라도 변동성이 커 락업 해제 이후 흐름은 여전히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모주 강세 이어지며 상장 첫날 고수익 사례 증가
노타 등 대형 딜 회수 성과에 VC 업계 기대감 확대
락업·변동성 부담은 여전… 증권사 간 성과 온도차도
노타 등 대형 딜 회수 성과에 VC 업계 기대감 확대
락업·변동성 부담은 여전… 증권사 간 성과 온도차도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11월 18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