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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들어서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내년 성과급도 일찌감치 주목을 받는다. 국내외 분석가들은 양사 내년 합산 영업이익 범위를 최대 200조원 이상까지 열어두고 있다. 영업이익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성과연동 주식보상(PSU) 제도를 저울질하는 목소리가 많다.
국내 증권가의 SK하이닉스 내년 영업이익에 대한 전망치(컨센서스)는 약 72조5000억원에 형성돼 있다. 두 달여 전만 해도 50조원 수준이었다. 슈퍼사이클이 본격화한 만큼 실적 눈높이가 계속해서 올라가는 추세다. 지금 현재도 범용 D램·낸드의 고객사 재고는 바닥 수준이고, 현물가 할증은 계속되고 있다. 전망치가 이익 불어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의 전망은 보다 공격적이다. 지난 23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SK하이닉스의 내년 매출액이 약 160조6000억원, 영업이익이 96조363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 보고서를 냈다. 직전 분석보다 15조원가량 눈높이가 더 올랐다. 한 달도 안 되는 시간 동안 D램 현물가가 3배 이상 치솟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반도체 담당 한 연구원은 "지금 현업 구매라인에서는 메모리 업황과 인공지능(AI) 거품론론을 별개로 바라보는 분위기"라며 "팹(Fab)·라인 증설이 수요를 따라잡을 가능성이 잘 안 보이다 보니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세는 현재진행형이다. 80조, 90조 수준 영업익 전망치가 별로 놀랍지 않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실적만큼이나 내년 성과급에 대한 기대감도 입에 오르내린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선 인당 평균 2억5000만원 수준 성과급도 무리가 아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에서 임금 6% 인상과 연간 영업이익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새로운 기준에 합의했다. 기존 성과급 상한선(기본급 최대 1000%)이 없어지면서 실적에 따라 성과급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게 됐다. 9월 임단협 직후 '1인당 평균 1억원 성과급'이 재계에서 논란을 일으켰는데, 실제로는 1억3000만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당시만 해도 올해 영업익을 30조원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현재 45조원 안팎의 영업익이 예상된다.
내년 영업익 전망치를 적용하면 이론상 성과급 총 재원은 7조2000억원에서 9조6000억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 SK하이닉스 전체 임직원 수 약 3만3000명으로 나누면 2억2000만~2억9000만원에 달한다. 입사 1년차도 억대 연봉이 가능한 것은 물론, 임원급은 수십억 수준 성과급을 기대해볼 수 있을 거라는 부러운 반응이 쏟아진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슈퍼사이클을 앞두고 최고의 임단협을 끌어낸 것 같다"라며 "지난 슈퍼사이클 때 경험을 잘 살리지 않았을까 하는 시각이 있다. 2016년 SK하이닉스 영업익이 3조원에서 이듬해 13조원, 그 다음 해 20조원까지 치솟았었다"라고 말했다.
자연히 삼성전자의 성과급에도 시선이 쏠린다.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국내 증권가에서 약 80조원에 형성돼 있지만 외국계 IB에선 약 115조원까지도 거론된다. 지금처럼 업계 전체 공급능력이 시장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구간에선 생산능력이 앞설수록 이익 증가폭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같은 이유라면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이 더 크게 벌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메모리 현물가 할증이 심상치 않아 정확한 추정이 불가하단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PSU 제도를 처음 도입해 임직원 전체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원래 사업 실적에 따라 연봉의 최대 50%인 초과이익성과급(OPI)과 기본급 최대 100%인 목표달성장려급(TAI)를 현금으로 지급해왔다. PSU는 현금 외 자사주를 지급하는 보상 정책이다. 지난 11월 1c D램 개발에 참여한 임직원 30명에게 약 4억8000만원 규모 자사주를 인센티브로 지급하기도 했다.
OPI와 TAI는 상한선이 정해져 있는 만큼 PSU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할지에 대한 관심이 많다. PSU 제도는 과거 실적에 기반한 기존 성과급과 달리 회사 미래가치 성장과 임직원 성과를 연동하기 위해 도입됐다. 수년 뒤 주가 상승률에 따라 받아 갈 수 있는 자사주 수량이 달라진다. 약정 당시보다 주가가 100% 이상 오르면 자사주를 최대 2배까지도 받아 가지만, 주가 상승률이 20%를 밑돌면 단 한 주도 지급되지 않을 수 있다.
증권사 다른 한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내년 성과급은 재계 전체에도 상당한 파격을 주겠지만 특히 인력을 뺏고 뺏기는 삼성전자에 자극이 될 것"이라며 "내년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이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세이긴 하나, 결국 임직원들은 누가 더 많이 받았느냐를 두고 손가락을 꼽아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모리 슈퍼사이클…SK하이닉스 내년 90조 이익 전망도
성과급 상환 폐지…이론상 1인당 2~3억 성과급도 가능
호황이긴 삼성전자도 마찬가지…DS 영업익 추정불가 평
누가 더 벌었나 계산기 분주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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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이긴 삼성전자도 마찬가지…DS 영업익 추정불가 평
누가 더 벌었나 계산기 분주할 전망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12월 01일 15:3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