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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이 연말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 조직을 대대적으로 손 볼 전망이다. 현재 내부적으로 프로젝트금융본부를 폐지하고 부동산금융본부와 통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프로젝트금융본부는 시흥 시화MTV 물류센터, 서초 남부터미널 하이엔드 주거 개발 등 연속적인 기한이익상실(EOD) 사태가 발생하며 개편 가능성이 언급되는 상황이다. 확정 조직 개편안은 12월 중순 이후 공지될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증권은 이달 중순 대표이사 선임 이후 내부 조직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IB3그룹 산하 4개 본부 중 프로젝트금융본부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IB3그룹은 구조화금융본부, 부동산금융본부, 프로젝트금융본부, 대체금융본부로 구성돼 있다. 그중에서도 개발사업 PF를 주력으로 담당해온 프로젝트금융본부가 통폐합 대상의 중심에 섰다.
프로젝트금융본부는 올해 3분기에만 시화MTV 물류센터와 서초 남부터미널 PF에서 연속 EOD가 발생했다. 시화MTV 물류센터 PF의 총 사업비는 약 4500억원으로, KB증권이 선순위 2665억원을 투자했지만 공실로 대주가 만기 연장을 거부했다.
같은 달 옛 효성서초빌라 부지에 위치한 서초 남부터미널 PF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총 2700억원 규모 프로젝트에서 PF 대출 만기가 도래했지만 차환 발행에 실패하면서 KB증권이 자체 자금 약 2500억원을 투입해 사실상 프로젝트를 떠안았다.
금융권에서는 두 건의 연속 EOD를 두고 "단기간 내 PF 연속 부실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IB부문 내 책임론이 제기됐다.
실제로 EOD 사태는 KB증권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9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다. 국내 증시 호황 속 경쟁사 대비 성과가 다소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건 발생 전후로 프로젝트금융본부의 인력 변동도 적지 않다. 성과 평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본부 인력의 10% 안팎이 자리를 옮긴 것으로 전해진다.
지휘 라인에도 변화가 있었다. 프로젝트금융본부는 오랫동안 안병래 상무가 본부장으로 이끌어 왔으나, 연초부터 보직에서 물러나 경영고문 신분으로 전환된 상태다. 현재는 프로젝트금융2부장이었던 박연규 본부장이 직무를 총괄하고 있다.
이번 조직 개편 논의는 PF 리스크 관리와 그룹 차원의 대응 성격이 짙다. KB금융지주는 연말 계열사 CEO 인사를 앞두고 있다. KB증권의 PF 익스포저 확대와 충당금 적립 부담은 주요 평가 요소로 거론된다.
PF 시장 전반에서는 정리·재구조화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지난해 PF 재구조화 대상 사업장 중 절반가량은 아직 경·공매를 시작하지 못했고, 서울 강남 등 주요 부지 PF도 매수자 부재와 가격 간극으로 유찰이 반복된다.
PF와 부동산금융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해 운영해온 기존 체계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그간 개발사업 기반 프로젝트금융본부와 자산 기반 대출을 수행하는 부동산금융본부를 별도로 운영해왔으나, 최근 PF 시장 위축과 위험 가중도를 감안해 두 본부를 통합, 심사·리스크·딜 소싱 기능을 일원화하는 쪽으로 내부 판단이 모아졌다.
최종 조직 개편안은 KB증권 대표이사 인선 이후 확정될 전망이다. KB금융지주는 올해 연말까지 CEO 후보를 결정하기 때문에, 그 결과에 따라 조직 체계 조정 범위도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B증권 측은 "조직 개편과 관련해 아직 확정된 부분은 없다"면서도 "그룹 차원의 생산적 금융 지원을 위해 부동산금융보다 기업금융을 강화한 조직 개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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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MTV·서초 남부터미널 PF 연속 EOD 등
리스크 발생한 프로젝트금융본부 폐지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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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12월 02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