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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 수혜로 SK하이닉스의 실적과 재무구조가 빠르게 개선되면서다. 메모리 업황 변동성에도 현금창출력이 워낙 뚜렷해 다음 사이클에서도 견조한 방어력을 갖춰다는 판단이다.
12일 무디스는 SK하이닉스의 발행자·선순위무담보 등급을 기존 'Baa2'에서 'Baa1'으로 상향하고,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백소정 무디스 연구원은 "이번 등급 상향은 크게 두 가지 요인을 반영한 것"이라며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 리더십을 기반으로 한 SK하이닉스의 강화된 시장 지위, 탄탄한 실적과 현금흐름으로 뒷받침된 재무구조의 의미 있는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향후 12~18개월 동안 삼성전자(Aa2·안정적), 마이크론(Baa3·안정적)과의 경쟁이 심화하더라도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강력한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술력과 신제품 개발 역량 등을 회사의 경쟁력을 근거로 들었다.
AI 서버 증가로 고사양 메모리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AI칩 생산 확대가 기존 메모리 생산능력을 압박하며 공급 사이드에서도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다는 설명이다.
실적 개선 속도도 빠르다. 무디스는 SK하이닉스의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2026년에 80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9월 말 기준(53조원) 대비 50% 이상 증가하는 수치다.
잉여현금흐름이 크게 늘면서 차입 부담도 빠르게 줄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약 15조원 순부채 상태였으나, 1년 만에 순현금 1조원으로 전환됐다.
다만 무디스는 메모리 산업 특성상 사이클 변동성과 높은 투자 집행 부담이 구조적 리스크라는 점도 언급했다. 중국 내 생산 시설 관련 지정학 리스크도 여전히 변수로 꼽혔다.
무디스는 등급 상향 요인으로 ▲시장 지위와 수익성, 잉여현금흐름의 지속적 유지 ▲순현금 증가, 보수적 재무정책 유지를 등급 하향 요인으로 ▲수익성 악화 또는 공격적 투자로 인해 조정 부채/EBITDA가 지속적으로 1.0배를 초과하는 경우 ▲시장 점유율 급락, 기술 전환 지연, 중국 내 생산 차질 발생 등을 꼽았다.
"HBM 리더십 기반 SK하이닉스 시장 지위 강화"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12월 12일 16:4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