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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가 출범한 가운데 보험사의 투자 규제가 하나 둘 완화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비상장주식 등에 대한 위험계수를 낮추고 헤지 회계, 지급여력비율 내부모형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 중이다. 주요 보험사들도 조 단위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보험사의 요구자본 측정 합리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주식·펀드 등에 대한 위험계수를 낮춰 요구자본을 축소하는 한편, 매칭조정과 헤지 회계 등을 통해 자본변동성을 축소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인공지능(AI)이나 데이터센터 등에 보험업계도 투자하자는 취지"라며 "보증 등의 위험경감효과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요구자본을 측정하는 방안을 가능하면 연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매칭조정은 보험사가 보유한 자산과 부채의 현금흐름이 비슷할 때 자산에서 얻는 추가 수익을 부채 평가 할인율에 반영하는 제도다. 부채의 가치가 낮아져 자본 부담이 완화되고,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 노출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당국은 인프라·SOC(사회기반시설) 등 현금흐름이 비교적 일정한 자산을 매칭조정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국채 30년물 등에 쏠린 자금을 데이터센터 등 최근 수요가 급증한 인프라 분야로 전환하겠다는 의도다.
헤지회계는 특정위험을 회피하도록 '위험회피대상'과 '위험관리수단'을 지정하는 회계 처리 방식이다. 보험사들은 현재 당기손익으로 인식되는 파생상품을 기타포괄손익(OCI)으로 분류하는 방향을 요청하고 있다.
업계는 이를 통해 기존 장기채·채권선도에서 국채 선물, 금리스와프 등으로 자금을 이동시킬 수 있다고 본다. 채권선도의 경우 만기 때 전액을 매수해야 하는 반면, 국채선물 등은 선물과 현물의 차액만 결제하면 된다. 일시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유동성 부담을 줄이고, 이렇게 확보한 자본 여력은 주식·펀드 등에 투자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부채 관리를 위해선 장기채 매입이 가장 쉬운 방식이지만, 금리가 역전되고 현금 매입 부담이 있어 한계가 있다"며 "파생상품으로 부채 변동성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아는데, 전향적인 결론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해약환급금준비금 개선 방향이 연내 발표될 예정이고, 내년부터는 킥스 내부모형을 활용하는 보험사도 나올 전망이다.
금융위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동시에 보험업계에 생산적 금융 계획을 요청했다. 앞서 교보생명은 1조원 규모의 계획을 제출했다. SOC 등의 투자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보험사 관계자는 "주요 보험사 대부분이 생산적 금융 계획을 제출했고, 기존에 진행 중이던 스타트업 발굴 등의 사업을 확대하거나 신규 SOC에 투자하겠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라며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언급하진 못했고, 국민성장펀드 등의 방향에 따라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이날 국민성장펀드 출범식을 개최했다. 현재 지방정부 및 산업계, 사업부처에서 100건 이상, 153조원 규모의 투자 수요를 접수한 상황이다. 정부는 이달 중 기금운용심의회 회의를 열고 내년 운용 계획을 확정한다.
금융위, 요구자본 합리화 방안 발표 예정
주식·펀드 위험계수 낮추고, 매칭조정 적용
교보생명 1조원 등 생산적금융 계획 마련
주식·펀드 위험계수 낮추고, 매칭조정 적용
교보생명 1조원 등 생산적금융 계획 마련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12월 12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