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자산 대부분 국채에 넣었는데…채권값 폭락 영향 없을까
입력 25.12.19 07:00
국채 30년물 금리도 3.25% 찍었지만
장기채 위주·부채 매칭해 영향 적을 듯
  • 최근 국고채 금리 급등으로 수익률이 비상인 가운데 채권 투자 비중이 큰 보험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부분 장기물 투자에 집중해 단기 트레이딩에 따른 손해는 제한적일 전망이지만, 국채 가격 하락에 따라 순자산가치가 하락하는 점이 고민이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의 금리는 각각 연 3.086%, 3.379%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이 많이 구매하는 30년물의 금리는 연 3.257%다. 30년물 금리는 연내 2.6~2.7% 박스권에 머물렀지만, 지난달 3%대에 진입한 뒤 꾸준히 오름세다.

    채권 금리가 올랐다는 건 가격이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자산의 상당량을 국채에 투자하는 보험사들의 자산가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작년 말 기준 생명보험사는 전체 운용자산 780조원 중 51%를 채권에 투입했고, 손해보험사의 채권 투자 비중도 38%에 달한다.

    다만 부채 규모도 이에 따라 감소할 전망이다. 보험부채 할인율에 국채 금리가 연동되는 탓에 국채 금리가 오르면 부채평가금액이 하락하는 구조다. 자산·부채 만기가 비슷한 보험사라면 자산과 부채가 동시에 감소해 회계상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자산 만기가 부채 만기보다 길다면 자산가치 감소분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부채보다 자산 만기가 긴 회사는 교보생명, NH농협생명,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등이다.

    4분기 투자손익 등 단기적인 관점에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보험사가 구입한 채권 대부분이 30년물 등 장기채고, 매도하는 경우도 드물다. 채권 매도에 따라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기타포괄손익(OCI)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부담이 크지 않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익률 제고를 위해 회사채 등에 투자한 경우 일부 손해를 볼 수 있고, 부채보다 자산 만기가 길다면 순자산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트레이딩 부서를 따로 두는 회사도 별로 없고, 트레이딩을 한다 해도 전체 자산에 비하면 금액이 미미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자산부채관리(ALM) 매칭 목적으로 국채를 바이앤홀드 하기 때문에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보험사들의 실적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들의 4분기 순이익은 ▲삼성생명 2558억원(+293.5%) ▲삼성화재 3224억원(+81.1%) ▲DB손해보험 2760억원(+42.3%) ▲현대해상 632억원(흑자전환) 등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채권은 대부분 부채와 매칭이 되어있고, 매도할 때만 OCI로 영향이 드러나는데 눈에 띌 정도로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