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투자증권이 IMA(종합투자계좌) 1호 상품의 첫 투자 자산으로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동진섬유 인수금융을 편입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IMA의 핵심 운용 전략으로 기업대출과 인수금융이 거론되는 가운데, 실제 첫 편입 자산에서도 중위험·중수익 성격의 인수금융이 선택되며 운용 기조가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MBK파트너스의 동진섬유 인수금융을 IMA 1호 상품에 담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거래는 MBK파트너스가 2022년 동진섬유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조달했던 인수금융을 리파이낸싱(차환)하는 과정에서 나온 딜이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5호 블라인드펀드의 마수걸이 투자로 동진섬유 인수를 추진하며 에쿼티 약 3000억원, 인수금융 약 5000억원을 조달했다. 이번 리파이낸싱 규모는 텀론 기준 약 5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인수금융은 기업 인수·합병(M&A) 시 인수 주체가 대상 기업의 주식이나 자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을 의미한다. 담보 구조와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리스크 관리가 가능해 기업금융 딜 가운데서도 중위험·중수익 자산으로 분류된다. 최근 인수금융 금리가 5%대에서 형성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연 4% 수준의 목표수익률을 제시한 IMA 1호 상품의 수익성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다. 이번 동진섬유 인수금융 금리 역시 5%대 초반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리파이낸싱 딜의 주선사로 참여하면서 일부 물량을 IMA 1호 상품 운용 자산으로 직접 편입할 수 있게 됐다. 통상 증권사는 대주단을 구성해 금융기관을 연결하는 주선 역할에 그치지만, 이번에는 직접 대출에 나서는 구조다. 발행어음과 IMA 인가를 통해 증권사의 수신 기능이 확대되면서, 기업대출과 인수금융을 자체 북(book)에 담는 사례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는 동진섬유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위해 지난해 10월 주관사 선정 작업을 마쳤다.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키움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이 주선사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키움증권 등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증권사들 역시 해당 인수금융을 발행어음 운용 자산으로 직접 편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동진섬유는 신발 갑피와 내피 등에 사용되는 원단을 생산하는 업체로, 경기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기준 동진섬유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426억원, 689억원이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791억원으로, 영업이익률과 EBITDA 마진은 각각 28.4%, 32.6%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수익성 지표를 감안할 때 차주의 상환 능력 측면에서도 부담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MBK파트너스가 최근 일부 투자 건을 둘러싸고 시장의 비판적인 시선을 받았지만, 인수금융의 핵심 판단 기준은 결국 차주의 현금창출력과 상환 능력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실제 인수금융 심사 과정에서도 재무 구조와 현금 창출력에 대한 검토가 우선시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IMA는 구조상 원금 보장이 전제되는 상품인 만큼, 첫 편입 자산으로 인수금융이 무난한 선택”이라며 “동진섬유처럼 실적과 마진 구조가 안정적인 기업의 인수금융은 IMA 운용 전략과도 잘 맞는 사례”라고 말했다.
-
인수금융으로 첫 포문…수익률 5%대 동진섬유 딜 선택
5500억 리파이낸싱 딜 중 일부 담아 수익성·안정성 노려
5500억 리파이낸싱 딜 중 일부 담아 수익성·안정성 노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12월 19일 11:2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