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손보사 지분 떠안은 한화손보...시너지 낼 수 있을까
입력 26.01.02 07:00
한화손보, 인니 '리포손보' 지분 46.6% 인수
한화생명, 823억원에 매각…건전성 개선될 듯
실적 나쁘지 않지만…'해외 경영 경험 전무' 우려도
  • 한화생명이 보유한 인도네시아 '리포손해보험' 지분을 자회사 한화손해보험에 넘긴다. 한화생명은 소소한 매각 차익과 함께 건전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전망이다.

    한화손보의 어깨는 무거워졌다는 평가다. 업계는 이번 인수가 모회사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책임 이관'의 성격이 짙다고 본다. 해외 계열사 관리 경험이 전무한 한화손보가 어떻게 실적을 낼지, 시너지는 가능할지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30일 한화손해보험은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이 보유했던 리포손해보험 지분 46.6%를 인수하고 리포손보를 자회사로 편입했다고 밝혔다. 지분 인수에 따라 한화손보의 리포손보 지분율은 61.5%로 확대됐다.

    한화손보는 리포손보 보통주 13억9800만주를 약 823억원에 취득했다. 지난 2023년 초 한화생명·손보가 함께 리포손보 지분 61.5%를 인수했을 당시 거래 금액은 약 982억원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은 이중 약 800억원을 부담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를 고려하면 매각 차익은 2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생명은 아울러 자본 건전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전망이다. 한화생명은 올해 들어 인도네시아 노부 은행 지분(40%)과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지분(75%)을 잇따라 인수한 바 있다. 거래 금액은 각각 3200억원, 25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에 3분기 말 지급여력(K-ICS)비율은 158.2%로 작년 말 163.7%보다 5.5%포인트(p) 하락한 상태다.

    반면 한화손보의 입장은 복잡하다. 리포손보 인수는 한화생명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프로젝트로 파악된다. 한화생명은 한화손보와 함께 리포손보를 2023년 3월 인수키로 결정했다. 오너 3세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로 부임한 뒤 첫 성과 중 하나였다.

    당시 업계에서는 김동원 사장이 해외 M&A를 통해 처음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반응이 많았다. 김 사장은 리포손보가 속한 리포그룹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이 올해 지분 40%를 인수한 노부은행도 리포그룹 소속이다.

    한화손보는 한화생명이 리포손보를 인수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경영권을 넘겨받게 됐다. 첫 해외 계열사 보유이자, 해외 진출 사례가 된만큼 실적 관리에 힘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3분기 말 리포손보의 누적 순이익은 101억원이다. 작년 말(50억원)에 비해 크게 증가하긴 했지만, 한화생명·손보의 덩치를 고려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한화손보가 모회사의 '뒷수습' 전담이 되는 모습을 우려하기도 한다. 처음 리포손보 지분 인수를 진행할 때만 해도 한화손보는 M&A를 고려하기엔 이른 상황이었다.

    리포손보 지분 인수 직전 해인 2022년 3분기 한화손보는 자본잠식률 93.7%를 기록하는 등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이듬해 새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며 자본 등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은 있었지만, 실제 실적이 대폭 나아진 건 2024년 들어서였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생보사가 해외 손보사를 인수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 있었는데, 결국 한화손보에 넘기는 수순이 됐다"며 "해외 M&A라는 공은 한화생명이 얻고, 뒷수습은 한화손보가 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화손보는 인도네시아 내 한화금융네트워크를 활용해 리포손보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해상보험·재물보험 등 우량 상품군 중심으로 매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기 위한 해외보험사업"이라며 "우리가 가진 디지털 금융기술과 일반보험 리스크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안정적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