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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이 2026년 정기 조직개편을 통해 IB부문 내 부동산 전담 조직을 대폭 정비한다. 부동산금융본부를 폐지하고 부동산PE부의 명칭을 변경하는 등, 조직도에서 '부동산'이라는 이름을 사실상 제거하는 방향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2026년 1월 1일 자로 부동산금융본부와 산하 부동산금융1·2부를 폐지한다. 기존 부동산금융3부는 구조화금융본부로 편제 이동해 '구조화금융4부'로 명칭을 변경한다. 단일 본부에서 부동산 금융을 전담하던 체계를 해체하고, 기능별로 분산 운영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셈이다.
부동산 PE 조직도 재정의한다. 기존 부동산PE부는 '실물자산PE부'로 명칭을 변경한다. 부동산 단일 자산군 중심의 투자 조직에서 벗어나, 인프라·물류·에너지 등 실물자산 전반을 포괄하는 PE 조직으로 역할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부동산 관련 에쿼티 투자 역시 개발사업과 직접 연계하기보다는, 펀드 기반의 간접 투자 성격이 강화될 전망이다.
대체금융본부의 역할 변화도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KB금융지주가 추진한 KB증권 조직개편안에는 대체금융본부가 부동산 외 국가전략산업 인프라와 SOC(AI, 에너지, 균형발전 등) 중심으로 금융 주관을 확대한다고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부동산 및 리츠 중심에서 벗어나 생산적금융 성격이 강한 영역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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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직개편안 전반에는 '생산적금융으로의 전환'이라는 문구가 반복적으로 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금융, 모험자본, 인프라 금융 역량을 강화하는 대신 자본 소모가 큰 부동산 PF와 자기자본 투자는 보다 보수적으로 운용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실제로 부동산 PF와 우선주·보통주 투자에 대해서는 건별 직접 투자보다는 PE 부서를 통한 블라인드 펀드 구조를 활용하는 방식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B증권 내부에서는 이번 개편을 두고 부동산 금융을 축소하기보다는 IB 전략에서의 위상을 재조정한 조치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생산적금융 강화라는 큰 방향 속에서 부동산을 IB 전략의 전면에 두지 않겠다는 판단이 함께 반영된 것으로 안다"며 "조직 명칭과 배치 변화에서도 그런 방향성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편은 부동산 금융 기능을 전면 철수하는 조치라기보다는, IB 내에서의 부동산 역할을 '성장 동력'에서 '관리 대상'으로 전환하는 성격이 짙다. 프로젝트금융, 구조화금융, PE, 리츠 등으로 기능을 나눠 존치하되, 단일 본부 중심의 확장 구조는 더 이상 유지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조직도에서 '부동산'이라는 일괄 명칭을 제거한 것도 이러한 인식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이러한 판단의 배경에는 최근 KB증권이 부동산 PF 부문에서 연이어 겪은 리스크 경험도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B증권은 2025년 하반기 시흥 시화MTV 물류센터와 서초 남부터미널 개발사업 등 일부 대형 프로젝트에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하면서, 증권사 자체 자금 투입과 익스포저 관리 부담이 동시에 부각됐다.
여기에 김포 한강시네폴리스 등 일부 조단위 사업장의 사업성 및 회수 가능성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거론되면서, 부동산 PF를 단일 본부 중심으로 확대해온 기존 구조에 대한 내부 재검토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을 단기적인 조직 슬림화가 아닌 중기 전략 전환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최소 1~2년간은 개발형 부동산 PF의 신규 확대보다는 기존 사업장 관리와 포트폴리오 재편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부동산금융본부 및 1·2부 폐지, 단일 전담체계 해체
부동산PE부는 실물자산PE부로 변경…투자 영역 재정의
대체금융본부, 인프라·국가전략산업 중심으로 전환
정부 생산적금융 기조 속 IB축에서 부동산 후순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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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생산적금융 기조 속 IB축에서 부동산 후순위화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12월 31일 14:5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