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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새해 첫 거래일부터 4400선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신고가를 경신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점쳐지며, 반도체 랠리에서 소외될 수 없다는 공포감(포모, FOMO;Fear of Missing Out)이 작용했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5일 오전 코스피는 개장 직후 전 거래일 대비 2% 이상 급등하며 장중 한때 4420선을 넘겼다. 지난 2일 4385선을 넘으며 역대 최고치를 쓴 뒤, 하루만에 다시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외국인 매수세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장 후 1시간만에 5600억원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0.24% 오른 947.84로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지수 반등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삼성전자는 장중 13만6000원을 돌파하며 '13만 전자'에 안착했고, SK하이닉스도 장중 70만원을 넘기며 신고가를 경신한 뒤 69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두 종목의 시가총액 증가만으로도 이날 코스피 상승분 상당 부분이 설명되는 구조다.
이 같은 흐름은 전날 미국 증시에서 확인된 업종 간 온도차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밤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66% 상승했지만, 나스닥은 0.03% 하락에 그쳤다. 반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01% 급등하며 뚜렷한 강세를 보였다.
특히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10% 넘게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D램·낸드 가격 상승 기대가 반영되며 실적 개선 전망이 빠르게 상향 조정된 영향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메모리 가격 상승 사이클을 근거로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했고, 인텔·엔비디아·AMD 등 주요 AI 반도체주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팔란티어 등 전기차·하이퍼스케일러·AI 소프트웨어 업종에서는 차익 실현성 매물이 이어졌다. 반도체를 제외한 대형 기술주 전반에서 수급 이탈이 나타나며 업종 간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졌다.
국내 시장에서도 반도체 업황에 대한 인식은 한 단계 달라지고 있다. D램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HBM 가격 협상력 역시 메모리 업체 쪽으로 기울면서 '메모리 슈퍼사이클'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여기에 실적 가시성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반도체 랠리를 놓칠 수 없다는 이른바 '반도체 FOMO' 심리까지 가세한 모습이다.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16조5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약 150% 증가가 예상된다. DDR4·DDR5 가격 급등과 우호적인 환율 환경,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 개선 흐름을 감안하면 호실적 자체는 기정사실에 가깝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 주가 흐름을 감안하면 이 같은 실적 기대와 반도체 FOMO가 상당 부분 선반영됐을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지난해 12월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27% 이상 상승했다. 이에 따라 실적 발표 이후 주가 방향성은 2026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얼마나 추가로 상향 조정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기준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삼성전자 90조원대, SK하이닉스 80조원대 수준이다.
이에 대해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중심의 코스피 랠리는 메모리 가격 급등과 실적 가시성 개선이라는 펀더멘털 요인이 뚜렷해진 데 따른 것"이라며 "지금은 단순 기대 국면을 넘어 반도체 랠리의 정당성이 실제 실적으로 검증되는 구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한 만큼,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2026년 연간 이익 추정치가 얼마나 더 상향될지가 향후 코스피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5000억 순매수, 삼성·하이닉스 신고가…지수 상승 전담
업계 "실적 가시성·반도체 FOMO 맞물려 '검증' 국면 진입"
업계 "실적 가시성·반도체 FOMO 맞물려 '검증' 국면 진입"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1월 05일 10:0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