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으로 신고가 쓴 현대차…포티투닷 내홍에 급부상한 현대오토에버
입력 26.01.07 15:06
현대차 시총 70조원 돌파
휴머노이드 로봇 발표에 수직 상승
포티투닷으로 불거진 현대차 SW조직 내홍
그룹 통합 SW 계열사 오토에버 주목도 상승
로봇 관제까지?…CES 최대 수혜 기업으로 부상
  • 현대차의 시가총액이 70조원을 넘어섰다. 본업인 완성차 시장의 불확실성, 자율주행 시장에서의 실기(失期)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기업가치를 달성하게 한 건 다름 아닌 '로봇'이었다. 인공지능(AI)에 기반한 휴머노이드 로봇과 상용화에 대한 투자자들이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현대차그룹 전반에 대한 대한 주목도가 커지고 있단 평가다. 

    로봇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현대차 내부 소프트웨어(SW) 조직이 내홍을 겪으면서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는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현대오토에버의 기업가치는 불과 1년 전과 비교해 3배가량 증가했는데, 정의선 회장이 대주주인만큼 오토에버의 가치 변화가 지배구조 개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7일 장중 한 때 주당 36만원을 넘어섰고 이날 시가총액 7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4월 한미 관세 이슈의 중심에 서며 주가가 17만원선까지 후퇴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시총이 2배 이상 상승한 셈이다.

    최근 현대차의 주가 상승은 관세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원달러 환율이 치솟은 배경도 무시할 수 없다. 환율 상승으로 인한 물류비와 원자재 비용 증가에 대한 부담이 존재하지만 환차익 효과가 더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거기에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국제가전박람회(CES)에서 구글 딥마인드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현대차그룹의 AI로보틱스 생태계 구축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 넣었다.

    이번 2026년 CES의 단하나의 키워드를 꼽자면 단연 '피지컬AI'이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AMD의 리사 수 등 글로벌 AI 반도체의 패권을 쥔 기업의 CEO들이 총출동해 피지컬AI에 대한 전략을 발표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향후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한 피지컬 로봇의 상용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후 현대차와 현대오토에버의 주가는 급상승했다.

    1998년부터 매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CES는 과거와 달리 최근 수년간은 국내 기업들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1년 단위로 개최되는 CES에서 삼성·현대차·SK·LG 등 우리나라 기업들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만한 제품을 선보이지 못했고, 이 자리는 고스란히 중국 기업들의 차지가 됐다. 

    현대차는 지난 2020년 CES에서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을 겨냥한 수직이착륙항공기 'S-1A'를 선보이며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이후부턴 눈에 띄는 기술력을 과시하진 못했었다.

    현대차그룹은 사실상 이번 CES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에 단순한 완성차 기업을 넘어 로봇을 포함한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각인시켰단 점이 가장 큰 성과로 평가 받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세계 3대 완성차 메이커이긴하지만 전기차, 수소차 그리고 자율주행까지 선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번 휴머노이드 로봇의 발표를 반전의 카드로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휴머노이드 로봇의 출시와 상용화 단계까지 얼마나 시일이 걸릴지, 그리고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가 얼마나 커질진 아직 예단하기 이르다. 

    다만 한 때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보유한 기술에 대한 의구심, 즉 유압식 로봇 기술에 대한 한계 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불과 수년 사이에 분위기가 다소 반전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2021년 현대차그룹이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두고 경영권을 인수한만큼, IPO를 위한 물밑 작업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재 HMG글로벌, 현대글로비스, 소프트뱅크를 비롯해 정의선 회장이 지분 약 20%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등재돼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상장 시기와 맞물려 지배구조 개편, 지분 승계 작업이 진행된다면 정의선 회장이 자금을 위한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개발 계열회사현대오토에버도 급부상했다. 이번 CES 기간에만 현대오토에버의 주가는 25% 이상 급등했다.

    CES란 이벤트와 별개로 현대오토에버의 주가는 약 3개월 전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현대차 계열사 전반에 걸친 가치 상승과는 별개로 그룹 소프트웨어의 중심축이 오토에버로 옮겨 올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돼 있었다. 현대차 자율주행의 핵심이던 포티투닷의 설립자 송창현 전 사장의 사임과 동시에 소프트웨어 조직 간 내홍이 수면 위로 드러났고, 투자자들은 현대차그룹 SW 계열사인 오토에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응할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일환으로 관련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 등 3사를 통합했다. 출범 당시 2026년까지 합산 매출액 3조6000억원을 제시한 현대오토에버는 이미 지난해(3조7000억원) 목표치를 넘어섰다. 올 3분기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익 모두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7일 현재 현대오토에버의 시가총액은 10조원을 넘어섰는데, 주가의 급등과 함께 정의선 회장의 자금 마련 부담도 줄었단 평가가 나온다. 정 회장은 현재 현대오토에버 주식 7.33%(201만주)를 보유한 대주주이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까지만해도 정 회장의 승계 과정에 유의미한 자금줄로 여겨지지 않았다. 불과 1년 사이 시총이 4배 이상 급등하며 정 회장의 지분 가치 역시 수직 상승했다. 현재 평가금액만 약 8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