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안진 차기 CEO, 길기완 vs 장수재 2파전…12일 최종후보 선정
입력 26.01.08 13:32
4명 후보 중 2명 사퇴하며 장수재 vs 길기완 구도로 정리
후보 사퇴·재출마 반복하면서 진통 겪기도
차기 CEO 최대 과제는 ‘실적 회복과 조직 통합’
  • 딜로이트안진이 차기 CEO 선임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고 있다. 당초 지난해 말 최종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었지만, 복수 후보의 잇단 사퇴와 재출마가 이어지며 일정이 미뤄졌다. 

    현재 구도는 장수재 감사부문 대표와 길기완 재무자문 대표 간 양강 체제로 재편됐으며, 선임 과정 전반을 둘러싼 절차적 논란과 조직 내부 동요가 동시에 불거진 상황이다.

    딜로이트안진은 오는 12일 CEO 최종 후보 선정 절차에 돌입한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총 9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가운데 5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후보가 최종 후보로 확정된다. 이후 이달 후반부에 파트너 찬반 투표를 거쳐 차기 CEO가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현재 임추위는 파트너들을 대상으로 2차 사운딩(Sounding;여론 수렴)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 딜로이트안진 관계자는 "12일 최종 후보 선정이 이뤄지며 현재 장수재 감사부문 대표와 길기완 재무자문 대표가 후보로 올라왔다"라며 "이달 넷째 주 최종 후보에 대한 파트너들의 찬반 의견을 물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당초 딜로이트안진은 지난달 24일 최종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권지원 세무자문 대표와 서정욱 감사그룹장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일정이 전면 재조정됐다. 이후 한 차례 사퇴 의사를 밝혔던 길기완 재무자문 대표가 다시 출마 의사를 밝히며, 현재는 장수재 대표와 길 대표 간 양강 구도로 압축됐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권 대표와 서 그룹장의 사퇴 배경에는 글로벌 딜로이트 아시아퍼시픽(AP) 측의 판단이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권 대표의 경우 감사 경험 부족이, 서 그룹장의 경우 대표 경험 및 조직 통합 리더십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내부에선 선임 절차의 투명성을 둘러싼 문제 제기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딜로이트안진 내부 파트너들의 동요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파트너들은 후보 검증 기준과 절차가 사전에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종 후보가 두 명으로 압축되며 표면적인 혼란은 다소 잦아들었지만, CEO 선임 절차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는 향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누가 차기 CEO로 선임되더라도 최우선 과제는 ‘조직 통합’이 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특히 두 후보 모두 현 경영진이자 부문 대표로 활동해왔다는 점에서, 최근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론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부문 매출은 지난해 5073억원으로 전년 대비 77억원 감소했다. 시장 환경 악화 요인이 있었지만, 내부적으로는 감사·비감사 부문 간 시너지 부족과 성장 전략 부재가 동시에 지적돼 왔다.

    한 회계법인 파트너는 “차기 CEO 선임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적잖은 진통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양강 구도로 정리됐지만, 누가 되든 실적 반등과 조직 통합이라는 부담스러운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회계업계 관계자도 “두 후보 모두 현 체제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에서 변화 관리와 신뢰 회복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