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리얼에셋, 서울스퀘어 인수 지연...SOS 쳤지만 그룹 지원도 '쉽지 않네'
입력 26.01.13 15:24
자금 모집 난항에 내달로 클로징 연기…계열사 동원 계획
3200억 평당가 부담에 '우군' 한투증권 내부서도 회의론
인근 대규모 공급·건물 노후화 등 엑시트 불확실성 발목
  • 한투리얼에셋운용의 서울스퀘어 인수가 자금 모집 난항으로 지연되고 있다. 한투리얼에셋은 지주를 통해 계열사 지원을 끌어내겠다는 복안이지만, 그룹 내부에서도 가격 부담을 이유로 회의적인 반응이 감지된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내달 딜 클로징(잔금 납입) 여부로 쏠리고 있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투리얼에셋운용의 서울스퀘어 딜 클로징 기한이 내달 13일로 연장됐다. 당초 지난해 12월까지 자금 모집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도심권(CBD) 오피스 시장의 공급 과잉 우려와 엑시트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일정이 밀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투리얼에셋이 서울스퀘어 인수를 위해 조달해야 하는 자금은 총 1조3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9월 평당 3200만원을 제시해 ARA코리아자산운용으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따냈다. 인수 대금 중 60%인 8000억원은 우리은행 대출로 조달하지만, 문제는 남은 5000억원 규모의 에쿼티(지분) 투자금이다.

    당초 우선주 3500억원은 외부 투자자로 채우고, 나머지 보통주 등 1500억원을 한국투자금융그룹이 책임지는 구조였다. 하지만 시장 수요 부족으로 외부 투자자 모집이 부진한 데다, 그룹 몫인 1500억원마저 계열사들의 지원 없이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우선주 주선 구성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당초 하나증권과 삼성증권이 총액 인수 후보로 거론됐으나, 일부 증권사는 투자심의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한 채 딜이 멈춰선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일각에선 이미 8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확약한 우리은행과의 시너지를 고려해, 우리금융그룹 계열사인 우리투자증권이 구원투수로 나서 우선주 일부를 총액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금 모집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한투리얼에셋운용은 그룹의 ‘화력 지원’에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한 부동산업계 고위 관계자는 “한투리얼에셋 측에서 계열사들을 이번 투자에 참여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며 “지주를 통해 지원을 십시일반으로 끌어낸다는 구상”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룹에서도 부담감을 느끼는 기색이 관측되고 있다. 결국 유동성을 갖추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이나 한국투자캐피탈이 나서 줘야 하는데, 이들 계열사들의 실무진 반응이 현 시점에서는 냉담한 것이다. 평당 3200만원이라는 인수 가격이 건물의 노후도와 인근 공급 물량 등 미래 가치를 고려했을 때 높게 형성된 측면이 있다는 평가다.

    실제 서울스퀘어는 1977년 ‘대우센터빌딩’으로 준공된 건물로, 건령이 50년에 가까워졌다. 2009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진행했지만,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과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오타 서울’ 등 인근에서 대규모 신축 오피스 공급이 본격화될 경우 임대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노후 설비 교체에 따른 추가 자본적 지출(CAPEX) 부담까지 감안하면 수익성 측면에서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한국투자금융지주의 결단이 이번 딜의 성패를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공급 과잉 우려와 사업성에 대한 시장의 냉정한 시각을 뚫고 '계열사 동원'을 결정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업계에선 계열사들이 소방수로 나설지 주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평당 3200만 원이라는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