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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홍콩H지수 ELS 판매 재개 대신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고위험 금융상품 판매 자체를 축소·중단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분위기다. 당초 연말을 전후로 ELS 영업이 재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대규모 과징금 이슈가 부각되면서 판단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투자권유준칙 개정 및 이에 대한 자체 내규 반영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지난해 12월 ELS 판매를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일정에 맞춰 고위험 상품을 거점점포 중심으로 제한 판매하라는 당국 방침에 따라 거점점포 물리적 요건을 갖추기 위한 공사에도 착수해 왔다.
그러나 연말 들어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금융감독원의 과징금 부과가 본격화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수수료 몇 푼 벌자고 이렇게 위험성이 큰 사업을 계속 가져가는 게 맞느냐는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나온다"며 "ELS는 이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사업'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실제 수익성과 리스크를 비교하면 은행들의 고민은 더욱 뚜렷해진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홍콩 ELS가 집중적으로 판매된 2021~2021년 국민은행의 신탁수수료수익 합계는 5661억원이다. 반면 배상액은 6959억원으로 이보다 많았다. 여기에 은행별로 최소 2000억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과징금까지 더해질 경우 이를 훨씬 넘어설 전망이다.
다만 이는 여러 상품을 판매해 얻은 신탁수수료수익 합계로, 홍콩 ELS 판매분에 대한 5대 은행의 수수료 수입은 지난 3년(2021년~2023년) 동안 1866억원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마찬가지로 배상액과 과징금 예상치를 더할 경우 지난 2년 동안 벌어들인 수익을 고스란히 반납하거나 추가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다.
금감원은 과징금 부과와 함께 부행장급 징계 및 영업정지 3~6개월 징계도 은행들에 사전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에서는 최종 제재 수위가 조정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불확실성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영업정지 징계는 최종적으로는 금융위 단계에서 줄어들 가능성이 크지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실무 현장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다. 일부 은행들은 고위험 금융상품 판매를 위한 거점점포 요건을 갖추기 위한 공사를 점포별로 차례로 진행해왔지만, 최근 들어 관련 공사를 중단하거나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정지 제재를 받게 될 경우 수 개월 동안 해당 공간을 공실로 남겨둬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ELS를 포함한 고위험 상품 판매를 다시 재개할 지 여부 또한 여전히 안갯속이란 평가다. 은행권 관계자는 "징계 결과에 따라 사업을 안 하겠다는 결정도 내릴 가능성이 있다"라며 "고난도 금융투자 상품은 거점점포에서만 팔아야 하는데, 이걸 위해 물리적 공간을 확보해야 할 만큼 실익이 있는 사업이 맞냐에 대한 논의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과징금 변수에 '재개'→'중단' 돌아선 분위기
수수료수익보다 큰 배상·제재 부담
영업정지 불확실성에 거점점포 공사도 중단
고위험 상품 전반 판매 중단?…은행권 '고심'
수수료수익보다 큰 배상·제재 부담
영업정지 불확실성에 거점점포 공사도 중단
고위험 상품 전반 판매 중단?…은행권 '고심'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1월 09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