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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해외주식 마케팅 자제와 국내 투자 유도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수요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새해 들어서도 특히 미국 대표지수와 글로벌 테마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 수요가 이동하는 양상이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ETF 시장의 개인 순매수 상위권과 자금 유입 상위권에는 미국 S&P500, 나스닥100 등 해외 테마 ETF가 대거 포진해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개인 순매수 1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으로,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됐다. 'TIGER 미국나스닥100',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S&P500', 'KODEX 미국나스닥100' 등 미국 대표지수 추종 ETF들도 나란히 상위권을 차지했다.
ETF 전체 자금 유입 순위에서도 'TIGER 미국S&P500'이 1조4081억원으로 1위에 오르는 등 해외 지수형 ETF로의 자금 집중 현상이 두드러진다.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당국의 경계 기조와 달리, 해외 테마에 대한 선호 심리는 오히려 ETF 시장을 통해 강화된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정부 당국과 증권사들의 움직임과 대비된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증권사들에 해외투자 관련 마케팅 자제를 주문하며, 해외주식 영업 방식과 정보 제공 구조 전반을 점검해왔다. 이른바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도입 계획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 해외 주식 매수를 자제하거나 자금을 적극적으로 회수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은 아직까지 제한적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실제 해외 자금 흐름을 보면 정부의 '해외주식 투자 자제' 기조에도 불구하고 투자 행태에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내국인은 약 2조1800억원 규모의 미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한 달간의 순매수 규모와 유사한 수준으로, 연초 들어 오히려 해외 주식 투자 선호가 강화됐음을 보여준다.
해외 투자 수요가 유지되는 배경에는 미국 증시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 미국 성장률을 2.3%로 전망해 한국(2.0%)을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우지수와 S&P500 등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9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약 3조5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수급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개인 자금이 해외 시장을 향하는 흐름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투자 방식은 '리스크 분산'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근 ETF 수급 상위권이 미국 지수형 ETF에 집중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AI 버블론'이 여전히 제기되는 상황에서, 개별 산업이나 특정 테마에 베팅하기보다는 미국 증시 전반을 포괄하는 지수형 ETF를 통해 변동성을 완화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S&P500 등 해외 지수의 성장 스토리에 대한 기대는 유지하되, 단기 변동성 국면에서는 테마 노출을 낮추고 지수 전체를 포지셔닝하려는 전략이 ETF 수급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업계에서는 당국의 고환율 해소 기조 속에서도 해외 자산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시각 자체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나스닥100이나 S&P500 등 미국 대표지수에 대한 중장기 신뢰는 여전히 강하다"며 "이 같은 인식이 개별 종목에 대한 직접 투자보다는 ETF 수급 상위권으로 이어지고 있고, 올해 역시 해외 테마 ETF는 기본 포트폴리오 자산으로서 자금 유입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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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1월 11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