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자산신탁은 올해도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책임준공(책준) 사업을 둘러싼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다. 그룹 내에서 '아픈 손가락'으로 불려 온 만큼 신한자산신탁을 둘러싸고 중장기 구조개편 가능성이 거론되는 분위기다.
신한자산신탁은 지난해 책임준공 사업장을 둘러싼 주요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했다. 새마을금고 대주단이 제기한 평택 물류센터 책임준공 미이행 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 패소한 데 이어, 인천 원창동 물류센터와 안성 물류센터 사업장에서도 법원은 대주단의 손을 들어줬다.
다른 신탁사들 역시 책준 사업장에 대한 소송에서 연이어 패소 판결을 받았다. 소송을 이어가도 승산이 크지 않다는 시각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했다. 이에 따른 잠재적인 원리금 부담은 재무적 압박으로 작용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자산신탁은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책임준공 사업장에 대해 대주단이 요구하는 PF 원리금 상당액을 지급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소송 중인 사업장 '전체'가 협의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자산신탁은 작년 3분기 기준 13건의 책준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소송 가액은 3047억원이다.
인천 원창동 물류센터와 광주 동명동 오피스텔 사업장부터 소송을 중단하고 원리금 지급에 나설 계획이다. 대주단과의 협의를 통해 이미 패소가 확정된 사업장부터 순차 정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장기 소송으로 이자 비용만 누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출구 전략이 불가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리금 지급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자산신탁은 모회사 지원과 차입을 바탕으로 꾸준히 유동성을 방어해 왔다. 지난 2024년부터 유상증자(1000억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1500억원) 회사채 발행(1500억원) 을 통해 자금을 확보했다.
소송 리스크를 일단락 짓겠다는 방침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신한자산신탁의 재무 불안정성을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신탁계정대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부동산 업황 침체가 길어지며 이전 수준으로 실적을 회복하긴 어렵단 이유에서다.
시장 관심은 신한금융그룹의 다음 수로 옮겨가고 있다.
금융·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신한자산신탁과 신한리츠운용을 통합하는 안을 포함해 여러 구조적 변화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자산신탁과 신한리츠운용이 함께 거론되는 배경에는, 신탁과 리츠를 결합해 개발과 운용을 하나의 밸류체인으로 묶는 방식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신탁이 딜 소싱과 개발·금융 구조를 담당하고, 리츠가 운용과 자산관리 기능을 붙이는 것이다.
신한리츠운용도 실적 개선 흐름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대표 리츠인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주가는 고점 대비 절반 가까이 조정된 이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리츠와 신탁 모두 뚜렷한 실적 반등 동력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룹 차원의 구조개편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 차원의 자회사 통합에 대한 이야기는 2~3년 전부터 거론돼 왔다. 과거에는 신한자산운용과 신한리츠운용 간 결합 시나리오도 논의 대상에 올랐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동산 관련 자회사 간 합병 논의가 보다 구체화되는 분위기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신한리츠운용과 신한자산신탁에도 관련 내용이 일부 전달된 것으로 전해진다.
코람코자산신탁과 한국토지신탁은 신탁업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보면 신탁과 리츠를 결합한 사업 모델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리츠와 신탁을 합치려고 고민하는 것은 맞고, 그 의지의 강도가 더 깊어진 것은 맞다"며 "검토를 계속하는 것으로 아는데 아직 결론이 난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그룹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 다양한 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여러 시나리오를 살펴보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고 단기간에 결정될 사안은 아니다"고 밝혔다.
통합까지 제약도 적지 않다. 리츠 운용사는 국토교통부, 신탁사는 금융위원회 소관으로 감독 당국이 다르고 업태도 달라 인허가 과정이 까다로울 수 있다. 다만 리츠의 경우 운용 인력 규모가 50명 안팎으로 크지 않은 만큼, 인허가 문제가 일단락된다면 조직 통합 자체의 난도는 높지 않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시장 환경이 장기 침체로 굳어질수록 '정상화 이후의 성장 방향'이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신한자산신탁을 둘러싼 합병·재편 논의는 앞으로도 반복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한금융그룹은 2021년 신한자산운용과 신한대체투자운용을 합병한 바 있다. 그룹 내 자회사 수가 많다는 지적도 제기 돼왔다.
원리금 지급 통해 책준 소송 정리 수순
리스크 줄이지만 재무 부담은 여전해
'정상화 이후'에 쏠리는 시선
리츠·신탁 합병론 점화…지주 셈법은
리스크 줄이지만 재무 부담은 여전해
'정상화 이후'에 쏠리는 시선
리츠·신탁 합병론 점화…지주 셈법은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1월 1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