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도심(CBD) 초대형 개발사업 '이오타 서울'이 두 갈래로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남산 밀레니엄 힐튼호텔 부지 개발은 1차 본PF 전환 이후 공사가 진행 중인 반면, 메트로타워·서울로타워 재개발로 추진되는 오피스 개발은 본PF 전환에 실패한 데 이어 브릿지론 만기 연장 협상마저 무산됐다. 선순위 투자 조건을 둘러싼 메리츠증권과의 협상이 정리되지 않으면서, 오피스 사업의 금융 구조는 사실상 공백 상태에 놓이게 됐다.
이오타 서울은 서울역과 남산 힐튼호텔 사이 일대를 개발하는 '이오타 프로젝트'의 한 축으로, 복수의 개발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메트로타워·서울로타워를 철거하고 재개발하는 조(兆) 단위 오피스 프로젝트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설정한 부동산 펀드를 통해 추진되고 있으며, 관리처분인가를 마쳐 물리적으로는 착공만 남겨둔 상태다.
다만 금융 구조는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오타 서울 오피스 개발은 지난 2024년 3월 약 717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을 조달한 이후 본PF 전환에 실패하며 3개월 단위 만기 연장을 반복해왔다. 최근까지 네 차례 연장이 추진됐지만, 만기 연장 협상이 최종적으로 성사되지 않으면서 자금 구조 전반에 다시 불확실성이 커졌다. 연장은 한때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으나, KB국민은행이 만기 연장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대주단 전체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결국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브릿지론 금리는 연 8% 안팎으로 알려졌다. 단순 계산으로도 연간 이자 비용은 600억원 수준이다. 착공이 지연되는 사이 금융비용만 누적되면서 본PF 전환에 대한 금융권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본PF 협상 과정에서 핵심 변수로 꼽히는 곳은 메리츠증권이다. 메리츠는 당초 본PF 선순위 대출에 약 1조4000억원 규모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후 사업 리스크를 이유로 선순위 금액을 1조원 수준으로 줄이는 대신, 최선순위 지위를 요구하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주관사단과 이견이 발생하면서 협상은 한 차례 무산됐다. 이오타 서울 주관사단에는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이 참여하고 있다. 다만 최근 메리츠가 선순위 전액을 담당하되 담보 확약을 강화하는 수정안을 다시 제시하면서, 해당 조건을 포함한 본PF 구조 전반이 재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메리츠의 투자 조건이 본PF 성사 여부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한 부동산금융 관계자는 "현재 구조에서는 메리츠가 어떤 조건으로 들어오느냐에 따라 딜 성사 여부가 결정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이오타 서울 오피스 개발에는 시공사로 삼성물산이 참여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메트로·서울로타워 개발을 담당하는 시행법인 와이디816PFV에 지분 투자와 함께 시공을 맡고 있으며, 향후 준공 후 오피스 일부에 대한 책임임차 구조도 포함돼 있다. 다만 본PF 조달과 관련한 금융 협상은 투자자와 주관사단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금융권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으로는 높은 개발 원가가 꼽힌다. 이오타 서울 오피스 개발의 총 개발 원가는 평(3.3㎡)당 6000만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추산된다. 토지 매입가가 높고, 기존 건물을 철거한 뒤 신축하는 구조인 데다 공사비 비중도 큰 편이다.
한 증권사 부동산금융 관계자는 "원가 구조를 보면 금융사들이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프로젝트"라며 "본PF 전환을 위해서는 선순위 조건에 대한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오타 프로젝트의 또 다른 축인 남산 밀레니엄 힐튼호텔 부지 개발은 별도 시행법인을 통해 이미 철거와 착공에 들어간 상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상위 펀드인 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41호를 통해 메트로·서울로타워 개발을 맡은 와이디816PFV와 힐튼호텔 부지 개발을 담당하는 와이디427PFV에 각각 투자하는 구조를 짰다.
본PF 심사 과정에서는 두 사업이 개별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힐튼호텔 부지 개발과 이오타 서울 오피스 개발을 동일 선상에서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로서는 메리츠증권과의 조건 조율이 이오타 서울 오피스 개발의 본PF 전환을 가르는 최대 변수로 꼽힌다. 협상 결과에 따라 브릿지론 추가 연장 여부와 착공 시점도 함께 결정될 전망이다.
삼성물산, 오피스 시공·투자·책임임차까지 참여
메리츠는 선순위 조건 조정하며 협상 재개
브릿지론 연 8% 이자만 1년째 누적된 상황
힐튼 개발 병행에도…오피스 PF는 별도 심사
메리츠는 선순위 조건 조정하며 협상 재개
브릿지론 연 8% 이자만 1년째 누적된 상황
힐튼 개발 병행에도…오피스 PF는 별도 심사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1월 19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