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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를 창업한 도용환 회장이 경영권 지분을 2대 주주인 미국계 미리캐피털에 매각하면서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이번 거래로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최대주주가 해외 자본으로 교체되면서 운용사의 ‘국내 GP’ 정체성과 경영 안정성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이 제기된다.
21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전날인 20일 최대주주인 도용환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11.44%를 미리캐피털에게 양도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거래로 미리캐피털은 도 회장 보유 지분 13.46% 중 11.44%를 취득해 총 25.0%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며, 향후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승인 이후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최대주주가 될 전망이다.
이번 거래 이후 주주 구성은 미리캐피털 24.96%, 얼라인파트너스 7.63%, 페트라자산운용 5.09%, 도용환 회장 외 특수관계인 7.66%, 자기주식 13.52%, 소액주주 41.14%로 재편된다. 2% 지분을 보유하게 된 도 회장은 당분간 ‘창업회장’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건은 PEF 운용사의 대주주 변경 사안인 만큼 출자자(LP)와 내부 임직원들의 동요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LP들이 이를 ‘키맨 리스크’로 판단할지가 향후 핵심 변수로 꼽힌다.
향후 스틱을 국내 GP로 분류할지, 해외 GP로 볼지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상 국내 GP 여부는 대주주의 성격뿐 아니라 핵심 운용 인력과 의사결정 구조, 법적 소재지, LP 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된다. 이에 대주주가 국내 법인·개인인지 여부와 투자위원회(IC), 주요 경영 판단의 최종 결정권이 국내에 있는지 등이 주요 기준으로 거론된다.
이에 LP 시각에서도 이번 거래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주주 변경으로 운용사 구조의 안정성에 대한 점검이 불가피해진 만큼, 향후 펀딩 과정에서 관련 질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스틱을 국내 운용사로 볼지, 해외 자본이 지배하는 운용사로 볼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질 수 있다”며 “시너지가 분명한 주체에게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했을 텐데 이번 매각이 전략적 측면에서 어떤 실익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곽동걸 부회장 등 기존 경영진의 지분이 남아 있는 만큼 당장 경영진 교체 가능성은 낮아 보이는데, 스틱은 대주주 변경 이슈가 정리된 이후 시장 재진입 시점을 모색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깜짝 매각’을 두고 PEF 업계의 반응도 엇갈린다. 도 회장이 1세대 자수성가 창업자로서 업계 내 상징성이 컸던 만큼, 이번 결정이 단순한 경영진 은퇴를 넘어서는 사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간 승계 이슈와 행동주의 움직임이 이어지며 어느 정도 예상은 있었지만, 일각에서는 “결국 매각을 택했다”는 반응과 함께 아쉬움을 나타내는 시선도 적지 않다.
도 회장의 용퇴 자체는 개인적인 결단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문제 삼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주주환원 계획까지 함께 제시한 점을 감안하면, 매각을 포함한 여러 선택지를 두고 충분한 검토가 이뤄졌을 것이란 평가다. 스틱은 매각 발표 전날 주주환원 방안을 공개했다. 매각을 검토해왔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하고, 전체 자사주 13.5% 가운데 3%는 임직원에게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으로 부여한 뒤, RSU 부여분을 제외한 나머지 자사주는 전량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도 회장의 지분 처분 방식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시선도 나온다. 단순한 개인 지분 정리가 아니라 대주주가 교체되는 사안인 만큼, 보다 점진적인 승계 방안이 가능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지분을 후배 파트너들에게 분산 이전하는 방식이나, 자사주로 매입한 뒤 향후 성과에 따라 보상 형태로 배분하는 구조 등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러한 방식이었다면 경영 연속성과 시장의 안정성을 보다 높일 수 있었을 것이란 평가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후배 파트너들에게 점진적으로 경영을 넘기는 방식이 가능했을 텐데 외부에 지분을 대량 매각한 점은 아쉽다”며 “LP와 감독당국 역시 도 회장을 중심으로 한 장기적인 리더십 승계를 전제로 신뢰를 맺어온 것인데, 행동주의 성향으로 알려진 투자자에게 지분을 넘기고 물러나는 것은 책임 측면에서 아쉽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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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회에서 PEF 관련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변수로 거론된다. 최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동수 의원은 각각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PEF 운용의 건전성과 투명성 강화를 목표로 한 것이 핵심이다.
유동수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GP 등록 요건을 강화하는 동시에 주요 출자자에 대한 적격 요건을 신설하고, 내부통제 강화와 준법감시인 선임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업무집행사원(GP)의 등록 요건에 주요 출자자의 충분한 출자 능력과 건전한 재무 상태, ‘사회적 신용’ 등을 추가하는 한편, 등록 취소가 가능한 사유를 확대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향후 관건은 LP와의 커뮤니케이션 강화와 내부 동요를 얼마나 조기에 안정시킬 수 있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거래로 미리캐피털이 스틱의 대주주로 올라서면서, 미리캐피털의 투자 철학과 경영 관여 방식이 중장기적인 회사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물론 단기간 내 운용역의 캐리 구조나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 운용 기조 등 세부 사안 변화가 오기는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새 대주주의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도 제기된다.
스틱 측은 “미리캐피털이 최대주주가 된 이후에도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운용과 경영은 예전과 동일하게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미리캐피털과 도 회장도 “펀드 운용, 투자 의사결정 구조, 투자심의위원회(IC) 운영, 핵심 운용 인력 및 조직 체계는 기존대로 유지될 것이며, 모든 펀드는 기존과 동일한 기준과 원칙 하에 안정적으로 운용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문을 통해 밝혔다.
보스턴에 본사를 둔 미리캐피털은 아시아와 중남미 등의 상장 중소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사모 투자사로, 경영진 자문과 액티비즘을 결합한 전략을 표방하고 있다. 공격적인 경영권 분쟁보다는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및 주가 상승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미리캐피털은 2023년 8월 스틱 지분 5.01%를 취득하며 스틱과의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의 안정성인데, 행동주의 펀드 투자자는 문제를 제기하는 역할이지 직접 회사를 경영하는 주체는 아니다 보니 대주주 변경이 그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용역 입장에서는 인사와 거버넌스 측면에서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다”며 “핵심 인력이 외부 주주에 의해 교체될 수 있는 구조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PE 업계에서는 상장사라 하더라도 임직원 지분이 일정 수준 이상 유지돼야 안정성이 담보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도 회장 지분 매각에 미리캐피털 스틱 최대주주로
LP는 스틱인베 '국내 GP' 정체성 놓고 의문 제기도
1세대 상징적인 창업자 퇴진에 업계 시선은 엇갈려
주주환원책 제시했지만 외부 자본 매각엔 아쉬움도
LP는 스틱인베 '국내 GP' 정체성 놓고 의문 제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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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책 제시했지만 외부 자본 매각엔 아쉬움도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1월 21일 18:47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