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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차입 부담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이 회사채 상환 유예 지원에 나서기로 했지만, 자금 조달 창구가 좁아지면서 기업어음(CP) 등을 활용해 만기도래 물량에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공모 회사채 시장을 통한 조달 시장 복귀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들어서만 총 2600억원 규모의 CP 조달을 마쳤다. 통상 CP 만기는 1년 이내로 짧으나, 이번 발행액 중 일부의 만기일 수는 273일, 332일 등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구조다.
올해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만기 도래액은 오는 3월 3950억원, 4월 2600억원, 9월 800억원 등 총 735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CP 잔존액도 총 2300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롯데케미칼은 공모 회사채와 금융권 차입을 활용해 자금 조달을 이어왔다. 회사채 만기 시점에 맞춰 차환 발행을 지속했으나, 지난 2023년 9월을 마지막으로 공모채 시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24년 11월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 위기를 겪은 이후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내놓으며 상황을 봉합했으나, 적자가 지속되며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하반기 공모 회사채 시장 복귀를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관사들의 만류에 당분간은 CP 발행과 은행 차입을 통한 차환 대응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롯데케미칼은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재편 요구에 따라 4000억원가량을 투입하는 자구안을 제출했다. 일환으로 산업은행이 롯데케미칼 회사채에 대해 상환 유예를 포함한 유동성 지원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방식과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기 유동성 완충 역할은 할 수 있으나, 차입 구조 자체를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산은의 지원으로 급한 불은 끌 수 있겠지만, 공모채 시장에서 다시 평가받기까지는 실적 회복과 업황 반전이 선행돼야 한다"며 "당분간은 CP 중심의 차환 구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여전한 적자 지속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조535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뒤 2022년부터 4년 연속 영업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업황 둔화로 인해 적자폭이 커졌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연결 기준 4분기 실적으로 매출 4조9718억원, 영업적자 2886억원을 거둘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5% 상승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적자 폭은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기초화학 부문 적자 추정치만 1830억원으로,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가 직격탄이 됐다.
- 한편, 롯데케미칼은 비핵심 자산 매각과 투자 축소를 병행하며 재무 부담 완화에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 법인(LCI) 지분을 활용한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으로 6500억원을 확보했으며, 일본 레조낙(Resonac) 지분 매각으로 약 2800억원을 마련한 바 있다.
실적 부진 장기화에 조달 창구 좁아져
장기CP로 차환 대응…공모채 복귀는 아직
자산유동화로 숨 고르기, 본업 회복 과제
장기CP로 차환 대응…공모채 복귀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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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1월 2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