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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내 민자발전 사업들이 점점 금융상품화하고 있다. 작년 SK온 지원 목적으로 진행한 브라운필드 자산의 유동화 성과가 그룹 에너지 사업전략의 한 축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정부도 한국전력의 자본력 고갈과 전력난 우려 때문에 전력시장 개편을 고민하고 있어 투자업계에도 관심을 키우고 있다.
SK그룹은 현재 울산GPS와 SK멀티유틸리티(SK엠유)의 소수지분 매각을 진행 중이다. 각각 SK가스와 SK케미칼이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에서 운영 중인 민자 발전사업사로, 수요처가 고정된 안정적 인프라 자산으로 통한다. 지난 연말만 해도 사업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울산이 정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최종 지정되면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러 측면에서 투자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향후 SK그룹 에너지 사업 전개나 국내 투자 지형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SK그룹은 이미 작년 SK이노베이션 E&S CIC(사내독립기업) 보유 나래·여주에너지서비스를 유동화해 조 단위 자금을 확보한 전적이 있다. SK E&S와 합병하면서 부채 부담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자회사 SK온 수혈 부담이 재차 발생하자 상업가동 중인 인프라 자산을 유동화한 것이다. 당시 부채로 잡히지 않는 선에서 얼마나 우호적인 금리를 끌어낼 수 있나 우려가 많았지만, 결과적으로는 4% 후반 수준에서 3조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울산GPS나 SK엠유는 SK그룹이 이를 전략적으로 확장하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브라운필드 자산에 대한 시장 수요를 확인했으니, 단순히 발전소를 짓고 운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금융시장에서 유통 가능한 상품처럼 전환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셈이다.
브라운필드 자산은 이미 운영 중이거나 상업가동을 앞두고 있는 발전소처럼 개발·인허가 문턱을 넘긴 인프라를 가리킨다. 향후 현금흐름이 안정적이어서 금융시장에서도 채권에 가깝게 받아들여진다. 울산GPS나 SK엠유에선 소수지분만을 매각해 운영권은 유지하면서 자본을 회수하는 구조를 짰다. 실물 인프라를 통째로 처분하지 않고도 금융상품처럼 분할해 시장에 내놓는 방식이라 재무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개발·유동화 작업을 지속할 수 있다.
자문업계 한 관계자는 "나래·여주에너지서비스 외에 반도체 부대설비(BOP) 자산이나, 보령LNG터미널 소수지분 등 인프라 자산 대부분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라며 "소수지분 매각으로 조기에 자본을 회수할 수 있다면 알짜 자산을 통째로 내주지 않아도 인프라 개발 사업을 반복적으로 전개할 수 있으니, 재무적투자자(FI) 외에 다른 대기업(SI)들도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전력시장에 민간 참여 확대를 논의하는 것도 관심을 키우는 대목이다. 인공지능(AI) 산업으로 돈이 몰리면서 전력난 우려가 본격화하는데 한국전력 홀로 이를 충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늘면서다. 정부는 현재 분산특구 지정 외에 민간 건설·이전(BT) 방식 도입이나 송전망 구축에 국민펀드를 활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울산GPS나 SK엠유처럼 한전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기를 생산·판매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이를 한전에 매각해 회수할 수 있는 길까지 열릴 수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정책이 현실화하면 SK그룹 전략이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정부 정책에 호응하기 위한 민자발전 수요가 LNG로 몰리면서 SK그룹 수혜가 가시화할 거란 전망도 있다. 국내 최대 LNG 트레이딩 업체인 E&S CIC의 역할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팹(Fab) 증설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24시간 가동이 전제되는 대규모 산업 수요가 늘고 있다. 기존 전력수급계획상 확보된 공급원은 반도체 팹에 우선 배정될 가능성이 높은데, 신재생에너지는 간헐성이나 안정성, 비용 문제를 고려하면 단독 전원으로 활용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LNG 기반 민자발전의 경우 단기간 내 증설이 가능한 것은 물론 안정성, 수익성이 검증된 방식으로 꼽힌다.
인프라업계 한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전기가 모자라지 않는다, 신재생으로 가야 한다는 등 주장도 늘어나지만 한전이 송배전 인프라를 책임지는 구조에선 한계가 있다. 신규 원전 논의도 갈 길이 너무 먼 상황"이라며 "대기업과 민간 자본이 탄력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자면 결국 LNG가 합리적 절충안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SK그룹이 가장 먼저 이를 전략화하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다만 선거 국면에서 정부가 요금 체계 정상화, 민간 참여 범위, 전원 믹스 방향을 어떤 방식으로 제도화할지가 관건이라는 시각이 많다. 대부분 사안이 정치적 판단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 내부적으로도 향후 E&S CIC를 중심으로 LNG 민자발전 금융화 플랫폼을 새 먹거리로 주목하는 분위기"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제도를 개편하려 해도 여론 저항이 만만치 않을 수 있어 당장 진행 중인 거래부터 주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브라운필드 수요 뚜렷…금융상품처럼 전략화 조짐
정부도 전력시장 민간 참여 확대 필요하단 인식 커
투자업계는 물론 다른 대기업서도 관심 키우는 중
LNG 역할 커지면 SK가 수혜…제도 개편방향 관건
정부도 전력시장 민간 참여 확대 필요하단 인식 커
투자업계는 물론 다른 대기업서도 관심 키우는 중
LNG 역할 커지면 SK가 수혜…제도 개편방향 관건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1월 20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