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부동산신탁이 책임준공 확약 미이행 관련 소송에서 1심 패소 판결을 받았다. 앞서 신한자산신탁과 무궁화신탁이 유사 사안으로 패소한 바 있지만, KB부동산신탁의 책임준공 소송 패소는 이번이 처음이다.
KB부동산신탁마저 패소 판결을 받으면서 ‘책준 보상 불가’를 고수해온 신탁사들의 공동 대응 기조에 균열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서울중앙지법(민사34부)은 인천 남동구 논현동 주상복합 개발사업과 관련해 KB부동산신탁이 대주단인 에스비전제일차와 헤로나로부터 받은 PF대출 원리금 전액과 지연이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KB부동산신탁은 해당 사업장의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두 회사로부터 약 11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를 당한 바 있다.
책임준공 미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계약의 본래 취지가 아니라는 KB부동산신탁 측의 항변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KB부동산신탁은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대출원리금 전액이 아닌 실제 발생한 손해만 배상하도록 신탁계약서 문구를 설계했다는 입장이었고, 원리금 전액 상당의 손해배상은 자본시장법에 위반된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계약서상 책임준공 관련 조항에 따라 손해배상 의무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KB부동산신탁은 추가 법리 검토를 거쳐 항소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판결로 KB부동산신탁의 입지는 한층 불리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사업장 대주단인 DB캐피탈 등이 지난해 11월 같은 사유로 추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만큼, 후속 소송에서도 유사한 판단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번 결과를 계기로 다른 책임준공 사업장 대주단들 역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추가 소송에 나설 수도 있다.
KB부동산신탁은 현재 8개 사업장에서 총 11건의 책임준공 관련 소송에 휘말려 있다. 전체 소송가액은 약 2500억원 규모다. 이번 판결은 이 가운데 첫 선고 사례다. 법원이 이번 선고를 시작으로 모든 사건에서 대주단의 손을 들어줄 경우, KB부동산신탁은 최대 2500억원에 달하는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아직 손해배상 청구에 나서지 않은 대주단도 적지 않은 만큼, 향후 소송 규모는 더 확대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KB부동산신탁이 당장은 항소를 할 가능성이 높지만, 중장기적으로 신한자산신탁처럼 책임준공 사업장 대주단과의 합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신한자산신탁은 최근 책임준공 확약이 걸린 PF 사업 대주단과 진행 중이던 소송을 중단하고 원리금을 지급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1심 패소가 이어진 데다 장기 소송에 따른 지연이자 부담이 연 10%를 웃돌면서다. 신한자산신탁은 인천 원창동 물류센터와 광주 동명동 오피스텔 사업장부터 소송을 중단하고 원리금 지급에 나설 계획이다.
한 부동산신탁업계 관계자는 “책임준공 소송에서 패소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자 비용 부담만 커진다면 실적이 부진한 신탁사 입장에서는 합의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신한자산신탁의 행보는 업계 전반의 기류 변화로도 읽힌다. 그간 신탁사들은 책임준공 미이행에 따른 원리금 전액 지급에 반대하며 단일 대오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들어 대응 기조에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승소 가능성이 높지 않다면 다른 출구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KB부동산신탁이 책임준공 소송에서 첫 패소를 기록하면서, 부동산신탁사들의 고민이 한층 깊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송을 이어가고 있는 신탁사들 입장에서는 대주단의 압박이 한층 가중되고 있다”며 “소송 대신 배상 조건을 수용하라는 요구도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KB부동산신탁은 “책준 소송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충당부채를 적립하고 유동성을 확보했다”며 “이번 판결에도 재무적 대응이 가능한 만큼, 향후에도 재무 건전성과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소송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부동산신탁, 책임준공 소송 첫 패소… 법원 "PF 대출 원리금 및 이자 전액 배상하라"
2500억 규모 소송 리스크 현실화, '원리금 전액 배상' 판결 잇따르며 대주단 압박 거세져
'보상 불가' 고수하던 신탁사 단일대오 균열 커질까… 신한 이어 업계 전반 대응 기조 변화 주목
2500억 규모 소송 리스크 현실화, '원리금 전액 배상' 판결 잇따르며 대주단 압박 거세져
'보상 불가' 고수하던 신탁사 단일대오 균열 커질까… 신한 이어 업계 전반 대응 기조 변화 주목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1월 26일 14:1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