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ETF 수익률 상위, '휴머노이드 로봇'이 점령...단기 급등에 과열 경계도
입력 26.01.28 07:00
휴머노이드·피지컬 AI ETF, 최근 한달 수익률 상위권 다수 포진
개인도 휴머노이드·AI 인프라 테마로 집중…SOL 배터리 수익률 38%
업계 "유망한 분야지만 기술 기대 선반영…수익성·비용 구조 검증 필요"
  • 국내 금융투자 시장에서 휴머노이드를 앞세운 '피지컬 AI' 테마가 ETF 수익률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단기 수익 성과와 함께 개인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면서, AI 랠리가 반도체를 넘어 배터리·자동차·제조 인프라 영역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다만 수익률과 자금이 동시에 몰리는 국면인 만큼, 시장에서는 밸류에이션 부담과 테마 과열을 함께 경계하는 분위기다.

    최근 한 달간 ETF 수익률 상위 10위권을 살펴보면 테마 쏠림은 분명하다. KB자산운용의 'RISE AI&로봇' ETF는 38.99% 상승했고, 같은 기간 개인 자금 162억7600만원이 순유입됐다.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구글 딥마인드와 전략적 협업을 맺으며 대표적인 로봇 테마로 부각된 현대차를 주로 담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현대차그룹플러스' ETF는 36.89% 오르며 개인 순유입 1432억6700만원을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로봇액티브' ETF도 35.79% 상승했고, 개인 자금 1174억3400만원이 유입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리아휴머노이드로봇산업 ETF는 최근 한 달간 개인 자금 3746억8700만원이 순유입되며, 동일 테마 ETF 가운데 개인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모두 로봇·자율주행·자동화 등 피지컬 AI와 직접 연결된 테마로 AI 관련 ETF가 다수 상장된 상황에서도 자금이 휴머노이드 테마로 압축되고 있다는 평가다.

    휴머노이드가 미래 산업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면서, 배터리 분야 역시 직·간접적인 수혜 영역으로 거론되고 있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무선 로봇과 자율 시스템이 확대될수록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와 효율성, 안정성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 같은 기대를 반영하듯 신한자산운용의 '전고체배터리&실리콘음극재' ETF는 최근 한 달간 약 3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 이 같은 쏠림의 배경으로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 변화가 꼽힌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CES) 2026는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단순한 '소프트웨어·연산'에서 '현실 산업 현장에서 작동하는 AI'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시회 전반에서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 산업 자동화 기술이 전면에 등장하며, AI가 물리적 인프라와 직접 결합하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플랫폼과 자율주행 피지컬 AI 플랫폼을 공개하며 AI 칩 기반 생태계 확장 전략을 강조했고, AMD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피지컬 AI용 프로세서를 선보이며 로봇·자동차·산업 설비를 아우르는 컴퓨팅 구조를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국가 안보 이슈 속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한국 로봇·피지컬 AI 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피지컬 AI 산업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 역시 점차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AI 투자 테마를 반도체·플랫폼 중심에서 센서, 구동계, 배터리, 네트워크, 자동차 등 제조·인프라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장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 AI가 실제로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비용 구조와 설비 투자가 구체화되면서, 투자 대상 역시 보다 넓은 산업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상승 속도가 가파른 만큼 과열 신호도 동시에 포착되고 있다. 대표적인 로봇 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6000배를 넘어 7000배에 육박하고 있다. 글로벌 AI 기업 가운데 대표적인 '고평가' 기업으로 거론되는 팔란티어의 PER이 300~400배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일부 로봇·AI 종목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상당하다는 평가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도이체방크는 최근 'AI 허니문은 끝났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AI 산업이 일괄 상승 국면을 지나 업종·기업별 차별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AI 반도체 등 핵심 AI 테마 산업군은 병목 기술을 보유한 소수 기업의 구조적 수혜가 유효하지만, 주가에는 중장기 성장 기대가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평가는 피지컬 AI에도 상당 부분 적용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휴머노이드와 자율 시스템은 AI 연산뿐 아니라 로봇 하드웨어, 배터리, 센서 등 복합적인 비용 구조를 동반하는 만큼, 기술 진전 속도와 별개로 수익화 시점과 수익성은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상용화 단계로 갈수록 연구개발(R&D) 비용과 설비 투자, 안전성 검증 비용이 동시에 확대될 가능성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즉, 피지컬 AI 역시 테마 확산 속도에 비해 현금흐름 창출 능력과 비용 구조에 대한 검증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현재 주가 수준에 대해 '고평가'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피지컬 AI는 중장기적으로 산업 구조 변화를 이끌 가능성이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수익률과 자금이 동시에 몰리며 가격이 앞서간 측면도 있다"며 "앞으로는 로봇·AI라는 이름보다는 실제 매출과 수익으로 연결되는 기업, 비용 구조를 감당할 수 있는 기업 중심으로 성과가 압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