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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스폰서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통한 자금 조달에는 구조적 제약이 여전하다. 최근 롯데칠성음료 서초동 부지 개발이 기존 롯데리츠가 아닌 별도의 프로젝트 리츠 방식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제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규제가 대기업 집단 소속 리츠에만 적용되면서 같은 상장 리츠임에도 자산 편입과 투자 구조에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 서초동 부지(서초구 서초동 1322-1 일대) 개발 사업을 위해 롯데리츠와의 별개의 프로젝트리츠를 설립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당초 롯데리츠를 중심으로 한 자(子)리츠 구조가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리츠가 대기업 집단 소속 상장 리츠라는 점에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규제를 그대로 적용받아 외부 자금 유치와 지분 구조 설계에 제약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해당 사업 자체가 현재 롯데리츠보다 외형적으로 비슷하거나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서초동 부지(약 4만3438㎡) 가치만 4조원에 달하는데, 현재 롯데리츠의 자산 규모(AUM)는 약 2조3000억원 수준이다.
개발 단계에서의 재무 부담도 별도 리츠 설립을 검토하는 배경 중 하나다. 상장 리츠가 대규모 개발 사업을 직접 수행할 경우 차입 부담이 늘어나고, 이는 기존 주주들의 배당 여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짓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자 비용을 기존 주주들이 감당하게 된다면 안정적인 배당 재원 확보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해당 사업을 프로젝트리츠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프로젝트리츠로 할지 여부나 비히클(Vehicle) 구조에 대한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면서도 "현행 제도 안에서 가장 편리하고 경제적인 구조는 프로젝트리츠가 맞다"고 말했다.
분양 후 청산되는 일회성 구조가 아니라 준공 이후에도 동일한 비히클을 통해 자산을 영속적으로 보유·운용할 수 있다는 점은 프로젝트리츠의 장점으로 꼽힌다. 토지 소유주인 롯데칠성음료와 디벨로퍼 역할을 맡는 롯데물산이 사업의 중심이 되는 구조로, 현재 롯데리츠는 직접적으로 관여돼 있지 않은 상태다.
이 같은 사례는 대기업 스폰서리츠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제도적 한계를 보여준다. 지난 2023년 법 개정을 통해 비(非)대기업 집단 소속 상장 리츠에 대해서는 지주회사 규제가 완화됐다. 다만 삼성FN리츠, SK리츠, 한화리츠, 롯데리츠 등 대기업 집단 소속 리츠들은 여전히 규제 대상이다. 특히 금융 계열 지주회사를 보유하지 않은 SK와 롯데 계열 리츠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구조에 놓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주회사 규제는 자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해야 하고, 수직 계열에 속하지 않은 다른 계열회사로부터의 현금·현물 출자를 제한한다. 기업집단 공시 부담도 별도로 발생한다. 증손자 회사인 리츠가 손자 회사를 둘 경우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하는 등 단계별로 세부 규정도 복잡하다. 자회사끼리 공동 투자 역시 원천적으로 제한돼 투자 구조 설계에 제약이 크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규제가 리츠 시장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리츠협회 역시 국토교통부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에 리츠에 적용되는 지주회사 요건 완화 필요성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리츠임에도 대기업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투자 구조가 막히는 상황"이라며 "신세계 등 신규로 스폰서리츠 진입을 검토했던 대기업들 역시 이런 제약 때문에 구조를 만들지 못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규제가 완화되면 스폰서리츠들이 외부 자산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고, 투자 가능한 자산 풀 자체가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칠성 서초동 부지, 프로젝트 리츠 구조 논의 중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규제…자(子)리츠 구조 어려워
"같은 리츠, 대기업만 다른 잣대"…투자 구조 설계 제약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규제…자(子)리츠 구조 어려워
"같은 리츠, 대기업만 다른 잣대"…투자 구조 설계 제약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1월 27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