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신탁 매각 ‘키’ 쥔 새마을금고…책준 채무 조정 합의가 갈림길
입력 26.01.30 07:00
책준 소송 리스크에 매각 정체…최대 익스포저 5000억원 새마을금고 ‘핵심 변수’
작년 6월 첫 패소 이후 책임준공 소송 다수…우발채무 불확실성에 투자자 발길 멈춰
SK증권 500억원 출자 카드 검토에도 인수자 윤곽은 ‘안갯속’
  • 무궁화신탁 매각이 책임준공(책준) 소송 리스크에 발목 잡히며 지연되고 있다. 대규모 우발채무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매각 논의 전반이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책준 대주단 가운데 최대 익스포저를 보유한 새마을금고가 사실상 매각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무궁화신탁은 삼정KPMG를 주관사로 오창석 회장 보유 지분 62.4%에 대한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현재까지 가시적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초 예비입찰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책준 관련 소송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매각 논의 전반이 정체됐다는 설명이다.

    책임준공은 시공사가 기한 내 공사를 완료하지 못할 경우 신탁사가 대신 약속된 기한(통상 기한 후 6개월)까지 준공과 사용 승인을 마쳐야 하는 의무를 뜻한다.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대출 원리금과 지연 이자 전액을 배상해야 해, 신탁사 입장에서는 사실상 손실 규모를 사전에 가늠하기 어렵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 악화로 시공사 부도가 잇따르면서 무궁화신탁을 비롯한 부동산 신탁업계 전반에 책임준공 미이행 사업장이 늘었고, 관련 소송도 다수 진행 중이다. 소송 결과에 따라 실제 부담해야 할 금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인수 후보 입장에서는 우발채무 규모를 확정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설명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책임준공 소송 결과에 따라 기업가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구조여서 전략적 투자자든 재무적 투자자든 판단을 미루는 분위기”라며 “리스크가 일정 부분 정리돼야 밸류에이션 산정도 가능해질 텐데, 현재는 이런 불확실성 탓에 거래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무궁화신탁은 지난해 6월 책임준공 관련 첫 소송에서 패소 판결을 받은 이후, 현재도 다수의 책임준공 소송이 진행 중이다. 

    현재 1심 패소가 확정된 사업장을 제외하면 별도의 충당금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여서, 향후 소송 결과에 따라 충당부채 규모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24년 3분기 기준 무궁화신탁이 책임준공 의무를 기한 내 이행하지 못한 사업장은 17곳으로, 관련 PF 대출금 규모는 약 440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우발채무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무궁화신탁은 주요 책임준공 대주단인 새마을금고 등과 채무 재조정과 관련한 합의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새마을금고(지역 새마을금고 포함)는 무궁화신탁의 책임준공형 계약 익스포저만 약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돼, 사실상 협상의 핵심 당사자로 꼽힌다. 책임준공 소송을 일정 기간 보류하는 방안과 함께 채무 일부에 대한 유예를 요청해, 단기적으로 예상되는 비용 부담을 확정·완화하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선 투자업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가 채권 규모의 상당 부분에 대해 합의를 해줄 경우 투자자 모집에도 물꼬가 트일 수 있다”며 “결국 매각의 키는 새마을금고가 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창석 회장에게 약 1500억원을 대출한 SK증권도 투자금 회수를 위해 무궁화신탁 인수 의향을 보이는 원매자 후보에 약 500억원을 출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새마을금고와 무궁화신탁 간 합의가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인수자 윤곽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새마을금고 측 관계자는 “관련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