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의 롯데렌탈 매각 제동에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결합도 '긴장'
입력 26.02.02 07:00
롯데렌탈 완전 불허 선택한 공정위
기업 결합 심사 기준 한층 높아졌단 평가
네파–두나무, 수직 결합 강조하지만
업비트 점유율·증권플러스 비상장 리스크 여전
  • 롯데렌탈 매각이 공정거래위원회 심사에서 제동이 걸리며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결합을 바라보는 긴장감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공정위의 심사 기조가 이전보다 강화된 것으로 해석되는 데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업비트의 시장 지배력 또한 공정위의 관찰 대상이 돼 왔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공정위는 국내 렌터카 시장 1, 2위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기업 결합에 제동을 걸었다. 롯데렌탈 주식 63.5%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그간 공정위는 경쟁 제한 우려가 있는 기업결합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조건부 승인을 통해 조정해 왔다. 배달의민족의 요기요 인수와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모두 자산 매각 등 시정조치를 부과했지만, 결합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았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결합 역시 시장에서는 강도 높은 조건부 승인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 공정위가 완전 불허를 선택하면서 적잖은 파장이 일었다. 공정위는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두 대형 렌터카 회사가 결합할 경우 유효 경쟁이 사실상 소멸될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간 내 경쟁자가 등장해 시장을 견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구조적 조치인 기업결합 금지를 결정했다"고 했다. 

    한 M&A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는 실무 심사관의 1차 심사 결과를 토대로 안건이 상정되고, 이후 전원회의에서 최종 결정이 내려진다"며 "일반적으로는 심사관 단계에서 승인 의견이 나오면 전원회의에서도 그대로 통과되는 경우가 많은데 전원회의에서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며 불허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같은 기조 변화는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결합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단 목소리가 나온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기준이 이전보다 한층 엄격해진 것 같단 분위기가 형성되면서다. 롯데렌탈 건 역시 법조계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온 사안이었던 만큼, 향후 다른 기업결합도 법리 판단만으로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워졌단 평가도 나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렌탈–SK렌터카와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를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공정위 심사 환경이 전반적으로 경직됐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라며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 거래의 내부 절차들은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으나, 공정위가 시장지배력을 어떻게 판단할지 등 심사 결과가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업비트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두 회사가 결합할 경우 데이터·결제·플랫폼을 아우르는 종합 디지털 생태계가 형성되며,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결제·핀테크, 두나무는 가상자산 거래를 각각 영위하고 있어 형식상으로는 수직적 결합에 해당한다. 동일 시장 내 경쟁사 간 결합이었던 롯데렌탈 사례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시각이 있다. 양측은 이러한 수직적 결합 구조를 전제로 공정위 심사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공정위의 판단에 변수가 될 지점들은 남아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둘러싼 시장지위 남용 논란도 부담 요인이다. 네이버가 지분을 보유한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두나무 주식을 사실상 독점 유통하고 있다는 이유로 경쟁사로부터 공정위 민원이 제기됐고, 현재 공정위는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다. 

    두나무의 증권플러스 비상장 매각은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포괄적 주식교환을 포함한 기업결합 시나리오를 검토하던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나무가 FIU 제재를 받으며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수 없게 되자, 해당 지분을 네이버 측에 먼저 넘긴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들어 정책 환경 역시 우호적이지만은 않단 목소리가 나온다. 스테이블코인, 코인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 등 굵직한 입법 과제를 앞두고 최근 여당과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단 이야기가 나온다.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근 닥사와 정치권의 소통이 예전만큼 원활하지 않다"면서도 "다만 어떤 이슈를 문제 삼는 분위기는 아니고, 닥사에는 여당 보좌진 출신 인사도 일부 포함돼 있어 큰 걸림돌은 아닐 것"라고 말했다. 이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과의 기업결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물론 국회와의 소통도 조심스럽게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