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장밋빛' 전망에도…삼성전자·하이닉스, 환율 앞에 속수무책
입력 26.02.02 16:43
'Winter is commming' 전망 뒤엎은 모건스탠리
삼성전자 2027년 영업익 317兆, 목표가 대폭 상향
장밋빛 전망에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급락
외인 주도 투매 이어져…高환율에 차익실현 해석
개인들 대량 매수, 당분간 줄다리기 장세 전망
  • 우리나라 증시의 가파른 상승세를 주도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했다. 이날 하루만 삼성전자 6.3%, SK하이닉스 8.7%가 하락했고 결국 코스피 5000선도 붕괴했다. 

    2일 장중에는 코스피200 선물이 급락하며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이 중단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사이드카의 해제 이후에도 현물과 선물 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결국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200조원이 증발했다.

    증시의 하락은 외국인투자가와 기관투자가가 주도했다. 외국인은 이날 약 2조5161억원, 기관은 2조2127억원을 순매도 했고, 개인투자자들은 약 4조5872억원을 순매수 했지만 지수의 하락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반도체주가 최근 들어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내긴 했지만,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 이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았다. 최근엔 개별 국내외 투자은행(IB) 및 증권사에서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지난 30일엔 외국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Memory-Double Up' 제목의 리포트를 발간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과 목표주가를 대거 상향하며 이같은 분위기에 힘을 실었다.

    모건스탠리는 해당 리포트에서 "2026년까지 전체 메모리 물량이 이미 완판돼 공급자 우위 시장이 극대화했다"고 분석하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종전 17만원에서 21만원으로,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는 84만원에서 110만원으로 상향했다.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올해 약 245조원과 2027년 317조원, SK하이닉스는 올해 179조원, 2027년엔 22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종전 증권업계의 컨센서스(예상치) 최고 수준인 삼성전자 180조원, SK하이닉스 148조원을 훌쩍 넘는 수치다.

    2024년 'Winter is coming'이란 리포트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대거 낮췄던 모건스탠리가 급격한 태세전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는데, 이날 증시에선 외국인투자가들이 강한 매도세를 나타내는 상황이 발생했다.

    전례없는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외인들이 매도에 나선 배경엔 원-달러 환율의 불안정성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증시 마감 시간(3시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24.8원 오른 1464.3원을 기록했다. 지난주 미국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케빈 워시(Kevin Warsh) 전 연준 이사가 지명된 이후, 달러 가치가 급상승하고 금과 은,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하락하며 변동성이 커진 모습이 전세계적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이같은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이날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외국인들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당분간은 증시 주도주를 중심으로 외국인들과 개인투자자들의 줄다리기가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