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기숙사용 임대주택 확보 나선다
입력 26.02.04 07:00
인천 송도서 총 1300실 규모 임대주택 사업 추진
사업비 약 1600억원에 정부 예산 산단펀드 투입
삼바는 절반 물량 임차, 롯데바이오 등 임차 유력
정부펀드 투입 속 대기업 선임차에 시선 엇갈려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송도 산업단지 내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주거시설 개발사업과 관련해 선임차 계약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송도 지역 내 바이오 생산시설 증설과 함께 고용 인원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기존 기숙사와 인근 주거시설만으로는 임직원 주거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인천 송도 산업단지 인근 부지에 총 1300실 이상 규모의 기숙형 주거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총 사업비는 약 1600억원 수준으로, 정부 예산이 반영된 산단환경개선펀드를 포함한 500억원과 금융권 차입금 약 1100억원으로 구성됐다. 약 2년 반의 건설 기간을 거쳐 준공 후 기숙사를 장기간 임대 운영한 뒤 매각하는 구조다. 

    신규 기숙사는 1~2인실 위주의 기숙형 임대주택으로, 실당 전용면적은 약 6~7평 수준이다. 연간 임대수익은 약 110억원 규모로, 임대료는 연 2%대 중반의 인상률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전제로 한 임대 운영 기준 내부수익률(IRR)은 약 7%대 후반 수준이다. 10년 이상 임대 운영 후 매각을 가정할 경우 매각 차익을 포함한 IRR은 약 12% 후반대까지 오른다. 사실상 초기 임차 안정성이 수익 구조 성립의 핵심 전제인 셈이다.

    이런 구조 속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핵심 임차 수요자로 부상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송도 1캠퍼스에 이어 2캠퍼스 증설을 진행 중으로, 생산시설 확대와 함께 신규 채용 인력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체 기숙사와 외부 레지던스, 인근 대학 기숙사 등을 병행 활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교대근무 인력과 외지 인력 비중이 확대되면서 상시 수용이 가능한 기숙사 물량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내부적으로 제기돼 온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임차를 검토 중인 물량은 전체가 아닌 절반 수준에 한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업 초기 임대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임차 성격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해당 시설을 전용 기숙사처럼 활용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잔여 물량에 대해서는 송도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다른 바이오 기업들이 주요 수요층으로 거론된다. 그중에서도 인천에 생산시설을 운영 중인 롯데바이오로직스가 향후 임차 수요자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현재 진행 중인 공장 증설과 PF 착공 이후 임직원 주거 수요를 본격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임대차 계약은 막바지 협의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르면 다음달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임대차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임차 물량과 세부 조건 등은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익 구조 자체가 상당 물량의 대기업 초기 임차를 전제로 설계된 딜"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절반 수준을 선임차할 경우 금융 구조 안정성은 상당 부분 확보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번 송도 산업단지 기숙사 개발사업은 기업이 직접 기숙사를 건설·운영하던 기존 방식과는 결이 다르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민간이 개발·운영하는 대규모 기숙형 주거시설에 기업이 임차 수요자로 참여하는 구조로, 산업단지 재생 정책과 기업의 주거 수요가 맞물린 사례라는 평가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산업단지 내 근로자 주거 문제를 시장 방식으로 풀려는 시도"라며 "임대료 수준과 장기 임대 구조를 감안하면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도 일정한 매력을 가진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숙사 사업이 정부의 산단환경개선펀드가 투입된 '산업단지 재생사업'이라는 점에서 특혜 논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단 근로자 전반의 주거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추진된 사업에 대기업이 초기 임차인으로 참여할 경우, 결과적으로 대기업 복지 인프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삼성그룹 안팎에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임직원 기숙사 확보용으로 단순 임차를 검토 중"이라며 "임차 물량이나 투자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