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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탈 M&A가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 결정으로 결론났지만 롯데그룹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분위기다. 롯데그룹으로선 대규모 유동성 유입에 변화 의지까지 걸린 거래라 중단 결정이 쉽지 않다. 어피너티 역시 2위 사업자로서 불안감을 제거하기 위해 나섰던 터라 마음을 내려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26일 공정위는 어피너티가 롯데렌탈 주식 63.5%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렸다. 어피너티가 기존에 인수한 SK렌터카와 롯데렌탈이 결합하면 국내 렌터카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고 봤다. 사모펀드(PEF)가 1, 2위 업체를 인수하고 파는 과정에서 경쟁을 인위적으로 왜곡할 위험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당초 롯데그룹과 어피너티는 적어도 조건부 승인이 날 것이라 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10개월에 걸린 심사 끝에 불허 결정이 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아직 거래를 포기하지 않은 분위기다. 이의신청을 통해 실마리를 찾으려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도울 법무법인도 추가로 선임했다.
공정위가 다른 결론을 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이의신청으로 다시 심사를 하더라도 심사하는 위원은 기존과 달라지지 않는다. 기업결합 시정방안 제출제도를 통해 오래 협의했고, 그 결과 장문의 설명 자료를 통해 확고한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웬만해서는 결정을 바꾸기 쉽지 않다. 시간도 수개월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확고한 결론을 내린 공정위가 기존의 입장을 스스로 부정하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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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이 밝지 않음에도 롯데그룹 입장에선 포기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거래가 무산되면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도 1조6000억원 규모 유동성 확보 기회도 사라진다. 그룹의 자산 규모나 지원 가능성을 감안하면 당장의 유동성 위기는 없겠지만 재무구조 개선 시기는 더 늦어질 수밖에 없다.
롯데렌탈 매각이 갖는 상징성도 있다. 롯데그룹은 어지간해선 팔지 않는 문화 탓에 재무구조 개선 의지가 약하다는 인상이 짙었다. 1위 사업자를 전격적으로 내놓으면서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매각 무산 시 이전의 경직된 이미지로 돌아갈 수 있다. 어렵사리 수뇌부를 설득했던 경영진 입장에서도 지금 중단을 언급하기 부담스럽다.
어피너티 역시 대어를 그냥 놓아줄 상황이 아니다. 지난 2024년 SK렌터카를 속전속결로 인수했지만 1위 사업자의 존재가 부담스러웠다. 당시 재무 부담이 컸던 롯데그룹이 롯데렌탈을 다른 PEF에 매각하기라도 하면 경쟁 끝에 사업 지위가 크게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렌탈 인수 역시 신속하게 성사시켰다.
어피너티는 자금 소진 문제도 있다. 2018년 60억달러 규모 5호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했는데 한동안은 조직 정비에 집중하느라 투자 속도가 더뎠다. SK렌터카를 인수하고 남은 드라이파우더(미소진자금) 상당 부분을 롯데렌탈에 쓸 예정이었다. 2024년 펀드 만기를 늘리긴 했지만 롯데렌탈 매각이 무산되면 자금 소진 가능성이 불투명해진다.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어피너티 입장에선 모든 영역에서 SK렌터카보다 우위에 있는 롯데렌탈이 다른 PEF에 넘어가면 타격이 크기 때문에 절박함을 안고 인수에 나섰을 것"이라며 "부결 결정이 나올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기업결합 불허에도 거래 진행 의지
어렵게 내놓은 롯데, 중단 의사 결정 부담
어피너티, 롯데렌탈 놓치면 2위 지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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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2월 06일 15:20 게재